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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X바비 MOBB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가요계에 수많은 유닛이 있지만 이 조합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게 얼마나 더 있을까. 위너 송민호와 아이콘 바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두 사람이 만났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 ‘쇼미더머니’의 각기 다른 시즌 출연자 등.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이 ‘경쟁’이라는 가시덤불을 잠시 벗어나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고 실력파 래퍼 유닛으로 함께 섰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송민호X바비 유닛 MOBB은 바쁜 해외 스케줄에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그 어느때보다 설레고 상기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9일 ‘빨리 전화해’와 ‘붐벼’를 발표한 MOBB. 왜 송민호X바비였을까.
“아무래도 저희가 예전부터 좋아하는 음악도 비슷했고, ‘쇼미더머니’에 같이 나가 바비와 제가 활약을 했고, 그런 모습들을 사장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희 둘의 케미가 잘 맞았나봐요.(웃음) 그래서 함께 해보라고 기회를 주셨죠.”(송민호)
“민호 형과 저는 굉장히 친해요. 공감대가 있어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죠.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어요. 최근에 찾아 낸건데, 서로 좋아하는 게임 장르도 비슷하더라고요.(웃음)”(바비)
서로 다른 팀에서, 또 본의 아니게 계속 경쟁구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송민호와 바비지만 좋아하는 음악도, 심지어 함께 즐기는 게임까지도 같은 장르를 좋아하다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하지만 너무 비슷하기에 거기에서 오는 반대도 없진 않다.
“음악 공감대와 취향이 비슷해 수월한 것도 있지만, 반대로 디테일하게 추구하는 것들이 달라요. 음악적으로요. 그런 부분에서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조율했어요. 어떤 가사에 주제를 잡고 그 가사를 써내려가는 와중에 서로의 가사를 보면서 ‘이런 내용이었으면 좋겠다’ 등에 있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싸운 적은 없었지만 바비가 동생이라서...(웃음) 근데 바비가 은근 고집이 있어요. 순한척 하지만 되게 계산적인 아이죠. 하하하. 그래도 보다시피 예의가 발라요. 저한테도 예의가 발라 처음엔 벽을 두나 싶었는데 바비만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니 싸우는 일이 없더라고요. 서로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조율하고 존중하는 게 있기 때문에 수월했죠.”(송민호)
두 사람의 음악작업은 따로 또 같이 였다. 개인이 곡을 만들어 오면 살을 붙이고 논의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탄생한 음악들이었다.
“저희가 스케줄이 뜨문뜨문 있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칼같이 엇갈리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혼자 있을 때 작곡가 형들과 이야기해서 곡을 스케치하고 살을 붙였죠.”(송민호)
‘MOBB’은 앨범을 발표하기 전 바비, 송민호가 각각 7일과 8일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같이 활동하기 전 솔로곡으로 워밍업 했다. 그러나 서로 확연히 다른 음악 색깔을 선보이며 각자의 매력을 어필했고, 이 때문에 경쟁심이 생겼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경쟁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같은 래퍼라인에 각자의 가사를 쓰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견제를 할 때가 있어요.(웃음) 바비가 잘할 땐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그게 나쁜 마음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 같은거죠. 그러면서 많이 늘고, 서로 배우고 그러는 것 같아요.”(송민호)
“저 역시 그래요. 그렇다고 파트너이면서도 경쟁자고, 형제 같은게 서로 복합적이라 투픽이 엇나가면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그래요. 경쟁심도 있지만 같이 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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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서로 견제하는 듯 하면서도 누구보다 서로를 아껴주고 칭찬하고 존중해주는 모습이었다. 이 모습이 현재 송민호X바비 ‘MOBB’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
두 사람이 곡을 써오면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컨펌을 본다. 송민호와 바비는 “한 번에 곡이 OK가 난게 없어요”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조금의 수정이라도 있었어요. 한 번에 허락하신 적이 없었죠. 예를 들어 ‘너무 좋지만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 이런식의 피드백은 항상 있으셨어요.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드는데 그 부분을 짚어서 바꾸라고 하실 때면 정말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부분의 어미 정도만 수정한 다음에 가끔 통과할 때가 있어요.(웃음) 놓치기 싫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래도 작곡자 본인의 주장은 수용해주시는 편인 것 같아요.”(송민호)
음원 차트의 순위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중적인 곡은 아니지만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즐겁게 만들었던 곡이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올 수 있게 된 사실이 기분이 좋다며 웃는다.
“‘꽐라’의 경우 처음엔 슬 때도 이 노래가 신나는 파티 현장에서 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순위가 높으면 좋겠지만 연연하지 않아요.”(바비)
각자 위너와 아이콘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이번 유닛 활동이 일회성이 될지 안 될지는 자신들도 알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함께 음악적인 성향이 비슷해, 오랫동안 이어가고 싶은 바람을 공통적으로 내비쳤다.
“마음은 계속 장기적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활동이 끝나더라도 개개인의 그룹에 있어서 좋은 활동을 매진하면서 작업하겠지만, 중간 중간에 우리 끼리 작업 할 거예요.”(송민호)
“‘MOBB’은 너무 좋은 그룹인 것 같아요. 일회성으로 하기엔 아깝잖아요. 굉장히 좋은 곡을 많이 뽑아내면 오래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노력할 예정이에요.(웃음)”(바비)
각각 데뷔 3년차 2년차를 맞이한 송민호와 바비에 있어서 유닛 활동과 솔로 앨범 발표는 오롯이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는 뮤지션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즐기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줄 아는 진정한 뮤지션 송민호와 바비. 개인으로써, 또 그룹의 한 일원으로. 그리고 두 사람의 호흡이 들어간 유닛 음원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뮤지션이 될 수 있게 스스로 채찍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과거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래퍼가 아니잖아요. 이제는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노래, 또 다른 사람들이 만족하는 노래, 그 중간점을 찾는 게 앞으로 풀어가야 할 저희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래를 만드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바비, 송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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