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투자압력 의혹'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17시간 조사…검찰, 영장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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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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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투자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7시간가량의 검찰 조사를 받고 20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 강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 여러 가지 관련 의혹을 캐물었다.

강 전 행장은 검찰에서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면서 오해가 풀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풀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말했다.

뇌물 의혹과 한성기업 임우근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고교 동창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정황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장 부임 전에 한성기업 경영고문으로 위촉돼 사무실 운영비와 해외 출장비 등을 한성 측에서 지원받았다. 이와 별도로 직접 받은 돈까지 포함하면 수수액은 총 1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단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당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지인 김모씨의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는다.

대우조선은 2012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5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금은 2012년과 2013년 44억원까지 집행됐으나 강 전 행장이 퇴임하자 끊겼다.

검찰은 "투자 검토를 권고한 것일 뿐"이라는 강 전 행장의 주장과 달리 그의 당시 산업은행장 지위에 비춰볼 때 이를 단순한 '권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또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종친 강모씨의 중소건설사 W사에 50억여원의 일감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분쟁에도 개입해 B사 대표 김씨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가 있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주류 수입업체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면서 3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강 전 행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함께 적용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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