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영화…. 너무 많은데요? 하하하. 제일 좋아하는 건 나루세 미키오 감독이에요. 그 분은 여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을 많이 찍었어요. 사람이나 삶, 인물이 가진 관계를 잘 들여다보는 영화들이요.”
나루세 미키오는 일본 영화 1세대 감독으로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1920년, 열다섯의 어린 나이에 쇼치쿠 영화사에 입사해 약 10년에 이르는 오랜 시간을 거쳐 1930년 ‘찬바라 부부’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김종관 감독은 ‘흐트러지다’, ‘번개’, ‘밥’, ‘부운’ 등 나루세 미키오 감독들의 영화들을 말하며 인생 영화를 신중히 고민했다. 그 중 ‘부운’은 많은 이들에게도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로 전쟁 중 필리핀에서 만난 남녀가 패전 후에도 애증의 관계를 지속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현대적인 여성 인물을 창조함과 동시에 남녀의 사랑을 통해 전후의 황폐한 시대상을 탁월하게 그려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남녀 간의 사랑 또는 관계를 통해 그려진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세계’는, 김종관 감독의 작품 세계와도 닿아있다. 김 감독은 ‘조금만 더 가까이’, ‘최악의 하루’ 등을 통해 인물 간의 갈등과 모순 등을 촘촘하며 그려내며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완성해냈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영화들은 제가 많은 자극을 받았기도 했고, 또 ‘부운’ 같은 경우 이런 저런 감정 이야기를 통해 얻은 바가 컸죠. 저 역시 이런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하고 바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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