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평가지배'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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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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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가지배사회 |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 한 권으로 끝내는 금융 실무 영어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평가지배사회' 김민주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평가지배사회'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제공]



"평가가 전부인 것으로 여겨 이를 신성불가침의 행위로 규정해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평가가 지배하는 사회도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다."

문화, 예산, 정책 등의 분야에서 흔들림없는 목소리를 내온 김민주 동양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이른바 '평가지배 사회'에 대해 이같이 일갈한다. 그가 직시하듯 우리는 끊임없이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상의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평가의 잣대에서 벗어나는 것을 찾기는 힘들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김 교수는 이 책에서 "평가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상을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평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잘 살아가기 위함이고, 수단과 목적이 바뀌어 버리는 것처럼 평가와 인간이 대치되는 현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의 지적은 구체적이다. 그는 '객관적 평가'라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직장인 평균 연봉 조사 결과를 실례로 든다. 조사 기관들은 직장인들의 근무 실태를 알아본다며 평균 연봉을 조사하지만, 그 평균값 속에는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의 연봉이 모두 포함돼 있다. 말단 직원 입장에서는 본인보다 훨씬 많은 평균 연봉값이 산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산출 방식 앞에서 '결과'를 해석하는 평가자가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 평가를 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평가를 잘 받는 방법을 "평가 지표에 철저히 따르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렇지만 오해는 금물이다. 그의 말은 평가 지표 이외의 것은 굳이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평가 지표에 따를 만한 내용이나 소재 등 '콘텐츠'를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16쪽 | 9800원


◆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지음 |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펴냄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사진=북폴리오 제공]

 


'엘리자베스에게 연락 없음'.  치매에 걸린 80대 할머니 '모드'는 방금 했던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딸과 손녀를 못 알아볼 때도 있지만, 주머니 속의 쪽지가 친구의 실종을 뜻한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모드는 딸에게 엘리자베스의 소식을 물어보지만 딸은 무슨 이유인지 제대로 된 대답을 해주지 않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자신을 노망난 노인네 취급만 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드는 딸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접시를 깨뜨리고, 깨진 접시의 파편이 그의 잃어버린 기억 한 조각을 되살리게 된다. 모드는 70년 전 여행가방만 남기고 실종된 언니, 수키를 떠올린다.

이야기 전개는 모드의 기억 흐름을 따라 진행되지만, 멈추다가 돌아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를 반복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드의 행동과 기억들은 독자들에게 '엘리자베스와 수키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모두가 잊어버린 70년 묵은 수수께끼의 답은 어딘가 어긋나버린 모드의 머릿속에서 기억의 파편들로나마 존재했던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가족 중 치매를 앓던 이가 꽤 많았다는 엠마 힐리는 데뷔작인 이 소설에서 기억과 상실감, 그리고 노년에 당사자와 그 가족을 괴롭히는 치매를 통렬하고 솔직하게 그려냈다. 2013년 런던북페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작품은 텔레비전 판권까지 팔리며 소문을 타고 있다.

436쪽 | 1만3800원


◆ '한 권으로 끝내는 금융 실무 영어' 수잔 라우 지음 | 김금성 옮김 | 부키 펴냄

 

'한 권으로 끝내는 금융 실무 영어'                                         [사진=부키 제공]



금융업 본연의 역할은 자본의 흐름을 관장하고 운용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증시의 파급력, 금융위기의 연쇄 효과 등이 증명했듯이 국가간 금융 시장의 경계는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고,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보통신(IT)기술까지 가세하며 자본의 유통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시장 질서의 재편, 달리 말하면 '세계금융시장'이라는 하나의 장으로의 편입 흐름은 자연스럽게 영어의 중요성을 높였다. 전 세계 비즈니스 현장, 금융 업계에서 빠질 수 없는 '실무 필요조건'이 영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런던과 뉴욕이 각각 금융 산업의 발상지와 현대 금융 산업의 중추라는 사실은 금융업 전반에서 쓰이는 언어와 어법이 영미권 중심의 영어임을 시사한다. 독일 최대의 학습교재 출판 그룹인 프란츠 코르넬젠이 직업 현장 영어 학습을 위해 기획한 '매터스'(Matters)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금융 실무 영어'를 출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배우는' 영어가 아닌 '쓰는' 그것을 목표로 내건 이 책은 주식, 채권, 펀드 등의 상품 판매와 자산 관리 제공 등 개인 금융 업무부터 현금 유동성, 해외무역, 화환신용장 등에 대한 가이드 제공, 업계 전반에 통용되는 비즈니스 영어까지 다룬다.

또한 실무 현장의 생생한 대화를 재현한 듣기 자료, 다종다양한 업무 시뮬레이션 과제, 서식 작성, 실용적인 문법 해설 등 말하기·쓰기·듣기 영역을 포괄하는 부가 자료는 학습의 흥미와 효과를 더한다. 

효과적이고 세밀하게 금융 영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비영어권 금융 종사자들에게 꼭 맞은 책이다. 

232쪽 |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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