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금융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며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성명서를 내고 임 위원장 스스로가 파업을 현실화시킨 후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맞섰다.
임 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노조 파업 관련 은행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금융노조 파업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향후 10년 이내에 은행업 존립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노조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조선·해운업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이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청년 실업률은 10%가 넘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측과의 대화도 거부하고 파업만 강행한다면 국민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과연봉제는 일 잘하는 사람을 대우해 생산성을 높이고 은행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임금을 깎거나 쉬운 해고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이 확대될 것이란 노조 측 우려에 대해서는 "성과평가 또는 성과급 지급방식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은행장들에게는 노조가 파업을 철회할 수 있도록 끝까지 설득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청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산업·기업·국민·KEB하나·농협·우리·신한·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의 은행장이 참석했다.
임 위원장은 "법상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 방침을 명확히 하고 근태관리 등을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또 "파업 독려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민·형사상 및 징계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업 참여를 조합활동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해 직원평가지표(KPI) 가점 항목으로 운영하는 불합리한 관행은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노조 측은 "임 위원장은 지난 7월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노조 위원장들을 직접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후 실제로는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예고된 파국을 현실화시킨 것은 (임 위원장) 자신이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의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파업 방해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다면 반드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파업은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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