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노벨문학상 후보에 자주 거론됐던 케냐의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78·사진)가 제6회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은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우창)가 시옹오를 수상자로 제청하고 박경리문학상위원회(위원장 이어령)가 이를 받아들여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고 21일 밝혔다.
김우창 심사위원장은 "작년 후보자들이 서방문화권의 테두리 안에서 경계를 넘나들었다면 올해 후보자들은 그보다 넓은 경계, 서방과 비서방, 인종적 경계 혹은 문명적 경계를 넘나든 작가들"이라며 "시옹오의 작품은 제국주의, 식민주의, 독립투쟁, 서양과 비서양, 근대와 전근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현재 뉴욕대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시옹오는 1938년 케냐에서 태어났다. 사회성·역사성이 도드라지는 작품을 주로 써온 그는 케냐 독재정권의 박해를 받았으며, 1982년부터 20여 년간 영국, 미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2004년 케냐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저격수의 공격을 받아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64년 발표한 첫 소설 '울지마라 아이야'를 비롯해 '한 톨의 밀알' '피의 꽃잎들' 등이 있다.
박경리문학상은 작가 박경리(1926~2008)를 기리기 위해 토지문화재단이 지난 2011년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을 받아 제정했으며, 전 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시대의 가장 작가다운 작가'에게 수여한다.
1회 수상자는 최인훈 작가였으며, 이후 루드밀라 울리츠카야(2회·러시아)·메릴린 로빈슨(3회·미국)·베른하르트 슐링크(4회·독일)·아모스 오즈(5회·이스라엘)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2일 오후 4시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며, 상장과 상금 1억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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