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황창규 KT회장이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 강단에 섰다.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은 하버드대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랜드마크다. 메모리얼홀 강연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 마틴 루터 킹 목사,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 세계적인 인물들이 강연을 펼친 곳으로, 한국인으로는 황 회장이 최초다.
황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네트워크의 힘(Power of the Network)'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차제대 네트워크로서 '지능형 네트워크(Intelligent Network)'를 제시해 하버드대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황 회장이 제시한 '지능형 네트워크'란 유·무선망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 자체에서 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지능형 네트워크는 빠른 속도와 방대한 용량, 완벽한 연결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차원의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생활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황 회장은 "앞으로 벌어질 네트워크 혁신은 단순히 속도만 향상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융합 솔루션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면서도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혁신이 산업의 패러다임에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 본 황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지능형 네트워크가 수십억 개의 단말기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뿐만 아니라, 감염병 확산 차단과 같은 생활의 변화까지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황 회장은 속도와 안전감시, 빅데이터, 보안 네트워크 분야에서 KT의 혁신 사례를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속도의 혁신사례로 기존 인터넷 속도를 10배 향상시킨 '기가 인터넷'을 꼽았으며, 안전감시 사례로는 '기가 지오펜싱(GiGA Geo-fencing)의 위치측위기술을 들었다. 이를 공공안전에 적용할 경우 소방관들의 인명구조와 미아찾기 등이 더욱 쉬워진다. 또 해상에서 조난을 당했을 경우를 대비한 KT의 초수평안테나배열시스템은 중계기 없이 해상 LTE 커버리지를 최대 200km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빅데이터를 지목했다. KT와 같은 통신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데다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KT의 빅데이터 기술 활용은 공공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경로를 90% 예측하는 성과를 거둔 사례 처럼 이 솔루션은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지카와 같은 다른 감염병의 확산 차단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황 회장은 강연에서 KT의 세계 최초 복합 에너지 솔루션인 'KT-MEG'를 소개하면서 KT-MEG을 국내 에너지 사이트의 10%만 적용해도 원자력발전소 5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 빅데이터가 산업분야에 초래할 획기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KT가 지능형 기가 네트워크에 기반해 추진 중인 '기가토피아' 전략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의 수업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계적 기업들의 경영전략 사례를 강의에 활용하는 HBS 특유의 교육방식인 케이스로 KT의 기가토피아가 채택될 경우 KT의 브랜드 가치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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