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비교해면 조금 더 명확해진다. 통계청의 201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9.3%로서 전년동월대비 1.3%p 증가했고,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8월 기준으로는 1999년 8월에 10.7%를 기록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라는 뜻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사정이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의 암울했던 시절과 비슷해졌음을 의미한다.
청년들의 취업이 어렵고 청년 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청년들의 얼굴이 어두우면 부모와 형제들의 얼굴도 어두워진다. 결국 청년의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청년에게 생활비와 용돈을 지불해야 하는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그 가구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나아가 경제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게 된다. 아울러 사회적으로도 청년들의 자살과 고독사가 증가하게 마련이다.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바로 일자리다. 취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결혼도 하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적 행복지수’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일자리’다. 청년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일자리는 근무환경이 좋고 월급이 많으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다.
두 번째 대책은 중소기업이다. 일자리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일자리를 대기업 일자리에 버금가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급여수준을 높여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능력이 높아져야 하고, 해외시장 진출도 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도급 관행이 개선되는 등 동반성장이 궤도에 올라야 한다. 이처럼 국내 중소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히든챔피언으로 업그레이드되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스스로 창업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창업은 굉장히 위험하다. 실패 확률이 높다. 통계청의 사업체 생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규 사업체의 3년 생존률은 50%미만이고 5년 생존률은 33%에 불과하다. 5년이 지나면 신생기업 셋 중 둘은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재학 중에 일찍 창업하게 하고 실패도 일찍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재학 중에 창업을 하게 되면 선배나 교수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고, 장비나 사무실도 비교적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재학 중 창업은 실패에 따른 부담이 적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의 CEO들이 그랬다. 그리고 실패 이후에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하면 그런 청년은 계속해서 청년 CEO의 길로 나아가면 되고, 방향을 전환하여 공무원 시험이나 민간기업 취업을 준비해도 그렇게 늦지 않게 된다.
더 좋은 것은 중학교 때부터 소질을 발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사교육에 따른 사회적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청년들이 일찍 일자리를 찾아 독립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래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2에서 2.1로 뒤집어지게 된다. 인구 감소에 따른 저성자의 늪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중학생 시절부터 미리미리 독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부터 정비해야 한다. 일찍 실패한 청년은 재기하여 성공하기도 쉽고, 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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