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앞둔 재계 막말‧고성 반복될라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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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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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김봉철·박선미·이소현 기자 = “설명하려고 하면 호통을 쳐대고,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면 오만하다고 하니 기업 입장에서는 꺼릴 수밖에 없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지금까지의 국정감사에 대해 이같이 일갈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에서는 이같은 구태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26일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을 필두로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예정된 가운데 기업인들이 좌불안석이다. 그간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고성을 직접 경험했거나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만큼 이같은 구태가 되풀이될까 우려돼서다.

그동안 열린 국감에선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에게 해명 기회보다는 공격 대상으로 변질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기업인들이 국감에 나가면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게 해서 해명할 수조차 없다”면서 “호통치고 죄인 취급하는데 어떻게 정보가 명확하게 전달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임원은 “최근 수출도 저조하고 내수까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현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마구잡이식 증인 채택과 망신주기 등 그간의 구태에서 벗어난 변화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기업감사라는 의혹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책국감, 민생국감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계는 “최근 국정감사는 민간기업들이 주요 증인으로 부각되면서 정책감사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는 국회와 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원리를 실현하는 대정부 통제 수단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촌각을 다투는 기업인들이 국정감사에 소환되고 몰아세우기식 질의를 받는 형태의 감사가 진행될 경우 기업가 정신의 훼손과 기업의 경쟁력 저하, 해당 기업에 대한 반기업정서나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입히는 등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 속에 올해 구조조정 여파로 바람잘 날 없었던 해운, 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은 이번 국정감사를 피할 수 없는 관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국감과 관련, 조양호 회장의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와 국민 정서상 출석을 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정 사장이 환노위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올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집중 질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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