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기후변화에 대비한 농업기반시설 재정비, 지금이 골든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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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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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안전처장[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안전처장 김태원
(twkim@ekr.or.kr, 061-338-5589)

최근 기후변화 및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간 0.75℃가 상승하였고, 한반도는 기후변화 진행속도가 세계 평균의 2배 이상을 상회하여 지난 100년간(1912년~2010년) 평균기온이 1.7℃ 상승하였다. 우리나라 기후도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에서 여름이 길고 습한 아열대 기후로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을 직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강수의 시간적‧공간적 편차가 가중되면서 집중후우에 따른 수해뿐만 아니라 강수부족에 따른 국지적 가뭄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2년에는 충남지역에 관측이래(104년) 최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충남에서 시작된 가뭄이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2013년에는 남부지방 및 서남해안, 제주도에 늦은 장마로 인하여 지역적인 가뭄이 발생하였으며, 2014년은 중부지방 봄철 강수저하 및 북측에서 내려오는 임진강 유량감소로 인하여 경기북부 파주 등 지역에 가뭄 및 염해 우려가 발생한 바 있다.
공사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20세기(1904∼2000년) 가뭄발생 빈도는 35회로 2.8년 주기로 가뭄이 발생하였으나, 21세기 최근(2000∼2015년)에는 9회로 1.7년마다 가뭄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폭염과 무강우가 지속되면서 다시 농업가뭄의 우려를 겪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달(8.1∼8.31)동안 폭염(최고기온 33℃이상)이 20일 동안 발생하였고, 강수량도 약 72㎜로 평년(272㎜)의 27%에 불과했다.
또한 지속된 폭염‧무강우와 함께 벼 생육시기에 따른 농업용수 필요량이 많은 수잉기(곡식이 알이배는 시기)-출수기(이삭이 패는시기)를 지나면서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었다.
최근 저수율의 변화를 평년(과거 30년의 평균값)과 비교해 보면 평년에는 7월초 69%에서 8월중순 75%로 약 6%가 상승했는데, 올해는 28%감소하였다. 이는 올해와 같이 영농기 한 달 이상 무강우가 지속될 경우 언제든지 농업가뭄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농업용저수지와 다목적댐의 저수율 변화를 비교해보면 다목적댐 저수율 감소는 약 9%로, 농업용저수지 저수율감소 28%의 약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목적댐이 단기적인 무강우에 따른 가뭄우려는 적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업용저수지의 저수율감소 원인은 폭염과 무강우, 벼 생육단계에 따른 필요수량 증가 등의 이유를 들 수 있지만, 먼저 근본적인 시설의 설계용량산정과 관리체계상의 차이를 살펴보아야 한다.
수자원공사의 다목적댐은 생활용수, 공업용수, 수력발전, 하천유지, 환경개선, 비상대비 등 다양한부분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수량이 포함되고 20년빈도(20년에 한번정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정도) 가뭄에 견딜 수 있는 용량이 산정되어 부족시 공급‧배분량 단계적으로 조절 할 수 있다.
농업용저수지는 필요수량 및 공급 손실량을 고려하고 10년빈도(10년에 한번정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정도) 가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농업용수 필요량이 많은 봄-여름에 무강우가 지속될 경우 농업가뭄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부족수량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추가적인 수원을 확보하여 공급해야 한다.
더욱이 과거 1970년대 이전의 농업용저수지는 3년빈도 가뭄에 견딜 수 있는 용량으로 설계되어 있어 단기적인 가뭄에도 더욱 취약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17,000여개의 저수지 중 12,600여개(72%)저수지가 50년이상 경과된 노후 저수지로 조사 되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2009년부터 시작된 저수지둑높이기 사업으로 전국 110개 저수지를 재개발하여 기후변화 및 가뭄에 대비한 2.4억톤의 농어촌용수 추가확보, 노후시설물의 안전성보강, 하천환경보전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지역민의 친수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수변공원개발 등 농어촌지역에 다양한 공익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존 저수지를 보강하였다.
또한 2015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농업‧농촌부분 가뭄대응 종합대책 』을 수립하여, 그냥 쓰던 물에서 관리하는 물로 전환하고, 단편적인 가뭄대응에서 종합적인 가뭄대책추진으로 확대하며, 사후 처방식의 가뭄복구에서 사전 상시 가뭄대응체계로 전환하는 중‧장기적인 종합가뭄대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영농을 위해서는 작년 10월부터 저수율이 평년에비해서 50%이하로 낮은 저수지 354개소에 대해서 집중관리를 하였고 이중 166개소에서 양수기로 저수지에 물을 퍼담는 양수저류를 통해 1.2억㎥의 농업용수를 추가 확보하여 올해 영농을 준비했다. 7월 25일부터는 안전한 영농마무리와 내년 영농에 대한 선제적 대비를 위해서 전국 142개소에서 양수저류 및 하천수 직접급수를 추진하여 8.1백만㎥의 용수를 확보‧공급 하였다.
선제적 대비와 적극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농업가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농업가뭄의 특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농업가뭄은 장기간 느리게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근래에는 단기간‧지역적으로 발생하여 전국으로 확산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예측 및 응급대책은 가능하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추가 수자원을 확보‧개발하는 등 장기간에 걸친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지속적인 수리시설 확충과 농업용수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가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노후 수리시설물, 천수답이나 밭작물 재배지역이 있고, 용‧배수로의 절반정도가 흙수로로 이루어져 용수손실도 큰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가뭄에 대응하여 안전한 용수공급을 이루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반복되는 가뭄에 대비한 장기적인 농업기반시설의 재개발 계획의 수립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농업기반시설의 재개발 지금이 골든타임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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