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은 북한의 연이은 핵도발을 막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및 핵무장론을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북핵 규탄과 동시에 대화·협상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남한은 북한 경제력의 40배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된 사드 배치도 온갖 괴담에 휘둘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사드배치 반대를 표명한)현수막의 대부분 내용들이 과학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닌 것에 기초했다”며 “성주나 김천에서 떠돌아 다니는 괴담에 대해 해명하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주 지역에서 마지막 대화를 할 때도 전자파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걱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우리보다 앞서 사드가 배치된 일본을 방문해보니 정작 주변 주민들은 전자파 위험 등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었다”며 “우리 정부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사드배치에 따른 전자파 위험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국방부가 방문해 실측해보니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일부 지역 주민들이 심리적인 공포심을 갖고 계셔서 상황이 이렇게 전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해 주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은 “(북한 핵을 이용한)전쟁이 일어난다면 방어 후 반격 전략은 실행해볼 기회가 없을 수 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핵미사일 실전배치에 접근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는 행동계획을 예고하는 방안이 있다”며 황교안 국무총리의 견해를 물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기본적으로 비핵화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우리 정부는 평화 정책을 명확히 위반하면서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미국 및 국제사회와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였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3단계 사드배치론을 주장했다”며 “반대를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도입하기 이전에 이런 3단계 사드배치론의 대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한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3단계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순 있다”면서 “그러나 대한민국이 직면한 핵위협은 현실적이고 명백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사드를 직접 전개해 배치하는 방안이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궁극적으로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핵 폐기와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이 일정 기간 주둔하는 보장을 받아내는 것이 최종 해법이라고 본다”며 황 총리의 의견을 물었다.
황 총리는 “대북전략으로 대화와 교류 제재 등 여러 수단을 지금까지 추진해왔다”며 “지금처럼 북한이 핵개발에 매진하면서 비핵화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화가 오히려 북한에게 시간만 벌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대화나 교류보다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전방위적 제재를 해야하는 단계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북한의 핵실험이 이후 대응책이 전부 핵무장론에 집중돼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정부 시책과 핵무장론 사이에서 국방장관의 의견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한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핵무장 또는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고 군은 북핵에 대해 동맹국인 미국과 능력을 총합해서 맞춤형 억제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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