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결국 회생보다 파산의 길로…대한항공, 3일째 이사회 재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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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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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대란 장기화…하역비 등 2·3차 비용 눈덩이

[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한진그룹이 물류대란 해소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긴급 회의를 끝으로 정회된 이사회 회의가 3일째 속개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부터 4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소집하고 600억원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진전 없이 마무리된 상태다.

대한항공 사내이사들은 배임죄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자회사에 아무런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한 후, 담보 취득이 불가능해지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이사회에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한진해운 지원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당초 해외 터미널(미국 롱비치터미널 등) 지분 대신 한진해운을 통해 앞으로 들어올 운송비를 담보로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 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운송비 채권, 운송비 입금 계좌 등은 배임적인 측면에서는 더 위험할 수 있다”면서 “한진해운에게 들어올 자금을 담보로 잡을 경우, 배임죄를 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3일째 이사회가 열리지 않는 이유는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이 같은 방안에 서로 협의하면 대한항공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자금지원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한진해운이 석태수 사장 명의로 된 이 약정서를 법원에 제출해 허가신청을 받으면 자금지원이 시작된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진해운의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한다는 점이다. 이미 정부와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가 발효된 해외 일부 거점 항만을 중심으로 하역이 재개됐지만, 자금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들 해외 항만이 밀린 하역비까지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물류대란을 해소하는 데 드는 비용은 당초 예상했던 1700억원가량에서 2000억원대로 훌쩍 뛰었다.

그 사이에 한진해운 계좌에 입금된 금액은 조 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400억원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약속한 100억원 등 총 500억원에 불과하다.

600억원 집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화물 140억 달러(약 15조6000억원)어치가 볼모로 잡힌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하역비를 내지 못해 바다에 선박들이 묶이면서 용선료와 연료비 등 매일 나가는 비용만 해도 210만 달러(약 2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법정관리 개시 이후 20일만 곱해도 480억원이다.

담당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도 지난 19일 오후 해양수산부, 산업은행, 부산항만공사, 한진해운 관계자 등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열고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와 금융당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한진해운의 존속 가치와 청산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평가 결과가 예상보다 늦어져 11월 초에나 중간보고서가 법원에 제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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