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함준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금융안정 위험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화정책에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결정 시 금융안정에 위협이 되는 가계부채 문제를 적극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다.
함 위원은 2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신흥경제의 잠재적 위험이 높아졌고, 대내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돼 불안정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져 금융안정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물가와 성장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이 자칫 금융안정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어 정책 운용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의 상충성 문제는 많은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급증세로 이어져 향후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현재 가계부채는 1257조3000억원으로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낮추며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하지만 실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정책 시계를 장기화해 금융안정 위험을 반영하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며 "금융안정 위험이 물가와 실물경기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2년 이상의 시계에서 물가와 성장 전망의 정도를 높이기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함 위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실물경기 뿐만 아니라 부동산경기, 신용순환의 현 국면과 상호간의 괴리 정도를 파악해 정책운용에 고려하는 것이다"면서 '금융중립적 잠재성장률'을 방법으로 들었다.
금융중립적 잠재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추정할 때 금융순환 영향을 배제한 것으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정책운용의 참고 지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금융안정 위험이 실물경기의 안정을 저해하기 때문에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의 지속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함 위원은 "우리도 금융안정의 지속성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얼마나 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경기나 신용순환의 영향을 배제한 금융중립적 잠재성장률이야말로 구조개혁의 뒷받침 없이는 결코 유지·제고할 수 없는 우리 경제의 참모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금통위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금융안정 위험이 실물경기와 물가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며 "이같은 정책운용 방식에 대해 시장과 경제주체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전달하는 소통도 강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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