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한항공은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긴급 이사회를 열고 2시간여의 논의 끝에 한진해운에 매출채권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키로 의결했다. 절차를 밟는 즉시 집행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의 결정으로 한진그룹은 약속했던 1000억원의 지원을 보름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한진그룹은 앞서 6일 대책회의를 열고 총 1000억원을 그룹 자체적으로 조달해 한진해운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직전까지 약 2300억원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 정상화를 위해 앞서 약속했던 600억원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과 대한항공이 해외 터미널(미국 롱비치터미널 등)을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에도 대한항공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의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장시간 논의했으나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사흘 뒤 다시 열린 이사회를 통해 매출채권 담보로 600억원 지원키로 의결하며 총 1000억을 지원, 한진해운을 살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지원 시기가 더 늦어지면 안된다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하역료·용선료를 포함해 이미 수천억원의 대금을 연체했으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자금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다. 실제로 법정관리 신청 이후 한진해운의 미지급 용선료는 이미 4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하역마저 늦어지면서 선주들에게 선박을 돌려주면 지급하지 않아도 될 용선료와 연료비 등은 하루 210만달러씩 쌓여가고 있다.
이에 한진해운 회생 절차를 관리 중인 법원까지 나서 관계 기관들에 시급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한 바 있다.
한편 산업은행 역시 한진해운의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한 하역자금 지원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지원 여부와 분담 금액, 지원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이 지원하고 남은 부족분에 대해 산업은행이 보조해주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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