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을 방문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뉴욕에서 묵은 호텔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다. 리 총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이 곳에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17명의 미국 경제계인사, 싱크탱크, 언론인 등과 함께 미중간의 현안을 놓고 좌담회를 진행했다고 신경보가 22일 전했다.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중국 안방보험이 2014년 19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곳이다. 처칠, 드골, 엘리자베스2세 등이 묵었던 곳이며 미국 대통령도 자주 이곳을 들르기로 유명하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월도프 호텔이 중국 정부 소유라고 말들 하지만, 이를 바로잡고 싶다"며 "이 호텔은 중국 민간 기업이 구입한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이 호텔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며 "나는 여전히 미국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9월 유엔총회 기간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머무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관행을 깨고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 묵었다. 중국의 도청과 해킹 가능성 등 보안 우려 때문이었다는 것.
월도프 호텔은 중국의 지도자들과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197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방미해 키신저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던 곳이 이 호텔이다. 당시 국무원 부총리였던 덩샤오핑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특별회의에 중국대표로 참석했다. 특별히 국주인 마오타이(茅台)를 가지고 와서 키신저에게 대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키신저가 "마오타이를 충분히 마시면 우리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자 덩샤오핑은 "그렇다면 제가 귀국한 후 마오타이 생산량을 늘리도록 해야겠네요"라고 화답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1997년, 2000년, 2002년 이곳에 묵었었다. 1997년에는 이 호텔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역시 2005년 유엔 6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윌도프 호텔에 묵었다. 2009년 9월 유엔회의에 참석했을 때도 이곳에 묵었으며, 이 곳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뉴욕을 방문해 UN 70주년 행사에 참석했을 때도 이 호텔에 묵었다.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등 중국의 전직 총리들 역시 뉴욕을 어김없이 월도프 호텔을 이용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