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집중력은 자신감과 갈망이 결합하여 생긴다.”
‘골프 전설’ 아놀드 파머(미국)가 남긴 명언이다. 그가 87세의 나이로 위대한 삶을 마감하고 편안히 잠들었다.
아놀드 파머는 26일(한국시간) 고향 피츠버그의 UMPC 장로교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AP는 아놀드 파머社의 CEO인 앨스테어 존슨의 말을 인용, 지난 22일부터 심혈관 질환을 앓다 급격히 쇠약해져 26일 오후 심장병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더 킹(The King)’으로 불렸던 파머는 잭 니클라우스(76·미국) 등과 함께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파머는 미국인을 넘어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한 골프 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상이 유력한 전인지(22)도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삶을 살아온 분”이라며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꼽기도 했다.
파머는 195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캐나다 오픈을 시작으로 프로 통산 95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통산 62승을 기록해 샘 스니드(미국)와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벤 호건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파머는 1958년부터 2년 간격으로 1964년까지 4차례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이 기간동안 메이저 대회 통산 7번 우승컵을 모두 들어올렸다. 1960년과 1962년 PG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지 못해 끝내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1974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위대한 이름을 올렸다.
카리스마가 넘쳤던 파머의 좌우명은 ‘All or Nothing’(성공 아니면 실패)이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의식이 반영된 그의 인생관이기도 하다. 하지만 파머는 자신에게는 냉정했지만, 필드에서는 신사적인 매너로 프로 및 아마추어 골프 선수들의 큰 귀감이 됐다. ‘필드의 신사’로 불리기도 한 파머는 늘 함께 라운딩을 하는 동반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지금까지 수많은 골프 에티켓을 몸소 실천해 만들었다.
파머는 필드를 떠나 잠들었다. 하지만 그는 영원한 골프의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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