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내년 1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남 광양 LF아울렛의 현지 법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개장으로 인해 지역상권이 고사위기에 놓인 데다 낮은 지역기여도와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화가 필수라는 주장이다.
26일 광양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LF는 광양읍 덕례리 부지 7만8000㎡ 면적에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자해 건축면적 3만9000㎡, 연면적9만3000㎡의 규모로 내년 1월 아울렛 개장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6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광양시는 LF아울렛 개장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인프라 활용은 물론 1200여개의 일자리 창출, 연간 500만명의 매장 방문으로 주변지역 식당, 전통시장, 관광활성화 등 침체된 광양읍권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지역 자금 역외유출, 지역 상권 고사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본력이 약한 지역 영세 상인들과 대형기업 간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다름없어 지역 상인들의 몰락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위축, 실업 증가, 물가 상승과 같은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광양참여연대가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광양지역 의류업 사업장 112곳 중 응답한 97곳을 상대로 직접 조사한 '의류업 종사자 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37곳(36%)의 옷가게 점주가 LF광양점이 개점하면 문을 닫겠다고 밝힌바 있다. 아웃렛 개점 이후 '지역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92.8%에 달했다.
이에 시민단체에서는 LF아울렛이 지역과 상생을 원한다면 현지법인화부터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 법인화로 이익의 지역 재투자 및 확대 재생산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현지 법인화란 기업이 일정 지역에 업체 등을 신설할 때 해당 지역에 독립법인(본사)을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현지 법인화하면 대형마트 등이 번 돈이 독립법인과 거래하는 지역 은행에 흘러들어가 지역자금 유출이 줄어든다. 특히 지역에 내는 세금(지방세)이 늘어 세수 증가에 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주 신세계백화점이다. 1995년 현지법인으로 출발한 이래 광주지역 대표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두고 있으며 지역에서 얻은 소득을 지역 내에서 재투자하는 등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윤필 광양참여연대 상임대표는 "현지 법인이 아닌 점포는 독자적인 의사 결정권이 없어 지역 업체 납품이나 입점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고, 지방세도 거의 내지 않아 지역경제 기여도가 낮다"면서 "LF아웃렛 본사를 광양에 두면 법인에 근무하는 상주 인력도 함께 움직임에 따라 고용과 지역 내 소비촉진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지방세수 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특히 독자적인 의사 결정권에 더해 현지법인에 따라 세수차이가 5배 이상이나 나기 때문에 현지 법인화는 필수"라며 "광주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14년 5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11억원의 법인세를 냈지만 본사 소속 일반지점이었다면 2억원 가량의 지방세를 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아울렛 개장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LF 측이 개최한 브랜드 관련 입점 설명회와 채용설명회에서 허상임이 드러났다"며 "광양시는 1000명 고용 창출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LF의 직접고용 인원은 10명 안팎에 불과해 지역 상권 보호대책은 물론 지역민과 상생 협력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자인 롯데쇼핑이 설립등기를 마치면서 현지법인을 탄생시킨데 이어 올해 말 문을 여는 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도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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