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팀 버튼식 잔혹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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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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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로렌 맥크로티(올리브 역), 픽시 데이비스(브론윈 역), 카메론 킹(밀라드 역), 토머스, 조셉 오드웰(쌍둥이 역), 엘라 페넬(엠마 블룸 역)[사진=영화 '미스 페레그린'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평범한 소년 제이크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목격, 큰 충격에 빠진다. 어른들은 제이크의 안정을 위해 휴식을 권유하고, 제이크는 미스터리한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려 한다. 그러던 중, 제이크는 시간의 문을 통과해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갖춘 미스 페레그린과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사냥하는 보이지 않는 괴물 할로게스트의 위협을 받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할로게스트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 제이크는 할아버지를 되살리기 위해 분투한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감독 팀 버튼·수입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하 ‘미스 페레그린’)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특별한 능력을 갖췄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별종 취급을 받는 아이들과 그들을 사냥하는 할로게스트의 대결을 담은 이 작품은 팀 버튼 감독의 독창적 스타일과 연출력과 만나 본 적 없는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만들어냈다.

딱 잘라 말하자면, ‘미스 페레그린’은 아이 어린아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영화다. 팀 버튼 특유의 우울과 음침함이 곳곳에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의 눈알을 먹는 할로게스트나 끔찍한 죽음을 맞는 능력자 등, ‘미스 페레그린’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부적합한 강렬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단점이 될 수 없다. 팀 버튼 감독의 감성과 업그레이드된 비주얼은 ‘미스 페레그린’ 자체다. 바로 이 팀 버튼식 정서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정체성인 셈이다. 특히 사진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어냈다는 원작 소설은 그야말로 팀 버튼에게 완벽한 소재였다. 새로 변신하는 미스 페레그린이나 공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소녀 엠마, 몸속에서 벌이 나오는 소년 휴, 천을 둘러싸고 다니는 쌍둥이 등 기묘하고 독특한 등장인물들은 ‘팀 버튼 화(化)’ 되어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또한, 원작소설과 영화는 타임 루프(time loop)를 소재로 독특한 이야기를 끌어간다. 타임 루프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의 하위 장르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같은 기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미스 페레그린은 이상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한 반복되는 하루를 만들고 영원한 1940년 9월 3일 속에 몸을 숨기는데, 2016년에 사는 제이크와 만나며 독특한 이미지적 충돌을 일으킨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주목할 만하다. 배우 에바 그린은 시간을 지배하고 새로 변신하는 능력을 갖춘 미스 페레그린 역을 맡아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앞서 ‘다크 섀도우’로 팀 버튼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에바 그린은 ‘미스 페레그린’을 통해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바론 역의 사무엘 잭슨은 섬뜩한 악역으로 분해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매력을 선보이며,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휴고’ 등으로 할리우드 연기 신동으로 불렸던 에이사 필드는 제이크 역을 맡아 소년의 성장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이 외에도 엠마 블룸 역의 엘라 페넬, 에녹 역의 핀레이 맥밀란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러닝타임은 126분이며 12세이상관람가다. 9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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