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칠레 와인의 독주가 무섭다. 그동안 프리미엄 이미지를 등에 업은 구대륙 와인이 와인 업계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칠레산 와인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양인터내셔날·아영FBC·롯데주류 등 국내 대표 와인업체의 올해 누적판매량 1위 와인은 칠레산 와인이었다.
지난 2014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유럽산 와인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대륙 와인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다.
아영FBC에서 수입하는 와인 중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칠레 최대 와이너리인 '콘차이 토로'의 '디아블로'였다. 총 50만병이 판매됐다.
디아블로는 콘차이 토로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전 세계 13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미국·영국 등 주요 와인 소비국에선 칠레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올해 판매량이 가장 높은 와인은 칠레산 레드와인인 '1865 싱글빈야드 까베르네소비뇽'으로 올해 누적판매량 23만병을 기록했다. 골퍼들 사이에서 18홀을 65타에 치라는 의미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1865는 2011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롯데주류 와인사업부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와인 역시 칠레산이었다. 롯데와인의 'L 카버네 쇼비뇽'은 칠레 3대 브랜드 중 하나다.
레뱅드매일만 올해 와인 판매량 1위가 유럽산이었다. 레뱅드매일이 올해 가장 많이 판 와인은 이탈리아 와이너리 '우마니 론끼'의 '요리오'는 내년 국내 출시 15주년을 맞는 와인이다.
이처럼 칠레산 와인 판매가 높은 이유는 칠레가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자연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20도 이상의 큰 일교차와 건조한 여름 날씨, 병해충에 강한 토양뿐 아니라 생산 연도나 지역에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대륙 와인은 빈티지, 생산지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며 "칠레산의 경우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과 20~30대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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