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턴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연 '2016 KSP 성과 공유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KSP는 협력 대상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을 돕기 위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에 바탕을 둔 정책 연구, 자문, 교육훈련 등을 통합해 제공하는 지식집약적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다. 2004년부터 KDI와 기재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턴 교수는 지식과 아이디어가 한 국가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디턴 교수는 선진국이나 다자개발은행(MDBs)이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개도국에 자금을 이전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성장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역량(state capacity)이 부족한 개도국은 원조를 받더라도 그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면서 "오히려 원조는 개도국 개인과 국가 간 효과적인 공공서비스 계약, 즉 제도의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빈곤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개도국에서 제도의 정책역량이 갖춰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공유(Knowledge Sharing)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턴 교수는 "'위대한 탈출'을 집필하기 전에 한국의 KSP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면서 "KSP는 자금제공 없이 개도국 현지사정을 고려한 맞춤형 지식을 공유, 실제 필요로 하는 제도의 형성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1인당 소득 증가, 기대수명 연장, 여성 인구의 신장 증가 등을 볼 때 한국의 성장은 놀라운 수준으로 빈곤으로부터 '위대한 탈출을 달성한 대표사례(the Champion of the Great Escape)'"라며 "개발협력분야에서 한국의 입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디턴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마르타 나바로우 멕시코 외무부 국제개발협력단 국장, 줄리어스 코리르 케냐 산업부 차관, 라울 크린시아 필리핀 교통부 차관 등이 각각 자국에서 진행 중인 KSP 사업을 소개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나와 국제기구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행전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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