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방송으로 커밍아웃해라"…미운오리새끼 tvN, 10년 만에 백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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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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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재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대표 [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아예 성인방송으로 커밍아웃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2007년 10월 열린 방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개국 1년째에 접어든 케이블채널 tvN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비키니 차림의 여성 출연자들이 망사스타킹을 찢으며 경쟁하는 ‘tvNgels’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으로 1년 동안 무려 19건이나 제재를 받은 tvN을 향해 국감은 “방송위를 무시하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tvN의 명성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올 상반기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tvN은 20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방송 브랜드로 꼽혔고, ‘칸의 여왕’ 전도연은 2005 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2016년 tvN ‘굿와이프’로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면서 “tvN이라 믿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을 정도다. 시청자는 물론 연예인까지 tvN 작품이라면 믿고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이덕재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대표는 28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개국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개국 당시에는 시청자 확보를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청률이 높더라도 여론이 좋지 않으면 과감히 폐지하는 등 자정의 노력을 계속했다”고 했다.

후발주자로 출발해 단단했던 지상파의 카르텔을 10년 만에 무너뜨린 비결은 무엇일까? 역시 돈이다. 이 대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인재가 있더라도 투자가 없으면 실체를 보여드릴 수 없다. 아무도 투자하지 않아 불모지였던 문화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결심한 것이 우리의 성장 비결이다. 당장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지치지 않았기 때문에 얻은 성과”라고 했다. tvN은 지난 10년간 콘텐츠에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명한 CJ E&M tvN 본부장 [사진 제공=CJ E&M]

KBS 예능국 PD로 있다가 2011년 CJ E&M으로 이적해 현재 tvN 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명한 PD는 tvN의 DNA를 차별성으로 꼽았다. “개국 당시에는 ‘탈지상파’를 모토로 케이블만이 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콘텐츠를 선보였고, 시청자를 확보한 이후에는 ‘탈케이블’을 목표로 지상파와 어깨를 견줄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규모는 지상파만큼 내용은 지상파와 다르게 만들고자 한다”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 덕분이다.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었다면 O.K 되는 내부 분위기에 나도 처음엔 놀랐다. (KBS와는 달리) 사기업이라 비즈니스 논리로 움직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라고 했다.

tvN은 “매체 파워는 지상파에 비해 여전히 떨어진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상파의 성공률은 25% 정도다. 10개의 새 프로그램 중 2.5개가 성공한다는 의미다. 그 2.5개에서 수익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우리는 성공률을 40%까지는 올려야 같은 돈을 들여서 비슷한 효율을 낼 수 있고, 또 그래야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서로 협력하며 집단 지성의 힘을 내고 있다”고 했다. 또 “CJ E&M 16개 채널의 광고 수익이 지상파 1개 채널의 광고 수익보다 많다는 것이 자주 이야기되곤 하는데 CJ E&M 16개 채널과 지상파 1개 채널을 비교하는 것이 맞는 건가 싶다”면서 “tvN 광고 수익은 지상파의 30% 정도”라고 밝혔다.

tvN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단순히 하나의 방송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 플랫폼과 국적을 뛰어넘는 파워풀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최종 목표”라며 “그 목표를 향해 중소콘텐츠 기업과 공생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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