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경찰의 흑인 총격사건…"백인을 죽여라" 美 인종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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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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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클라호마, 노스캐놀라이나 이어 유사한 사건 발생

  • 플로리다서 "백인 죽여라" 벽낙서 발견 갈등 깊어져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경찰의 흑인 총격살해에 항의하는 시민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백인을 죽여라"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적힌 그래피티가 플로리다에서 발견되 주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각각 두 곳의 벽에 적힌 문구는 플로리다 중부에 있는 템파 주변 작은 도시인 브랜든에서 발견되었으며,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경찰의 흑인과잉 진압이 늘면서 미국 내 인종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이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이런 식의 운동은 옳지 않으며, 모든 이들을 상처입힌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The Black Lives Matter)'는 사회운동단체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죽어가는 흑인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전역에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이번 그래피티가 이 단체와 관련이 있는 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미국에서는 28일에도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캘리포니아 주 엘카혼 경찰서는 소속 경관들이 30세 흑인 남성을 사살했다고 전날 발표했다고 이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최근 오클라호마 주 털사,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경찰의 총격에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뒤 경찰의 무분별한 공권력 사용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내 흑백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반발하는 시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가 우간다 난민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름은 알프레드 올랑고로 후터스 레스토랑의 요리사이며, 샌디에이고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그의 페이북 계정을 인용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사고는 샌디에이고 북동쪽에 있는 도시인 엘카혼 브로드웨이 빌리지 쇼핑센터 주변에서 27일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한 흑인 남성이 움직이는 차량 사이를 오가며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오후 2시 정도에 현장에 도착했다.

제프 데이비스 엘카혼 경찰서장은 "사망한 흑인이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앞뒤로 움직였다"면서 "한 경관이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발사하려 하자 이 남성이 급히 뭔가를 꺼내 들더니 두 손으로 경찰의 얼굴을 향해 총 쏘는 자세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다른 경관이 총을 쐈고, 또 다른 경관은 테이저건을 쐈다. 경찰들이 총으로 오인한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전자담뱃대였다고 CNN은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연루된 두 경관은 3일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함께 있었으며, 동생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숨진 올랑고는 정신적인 문제가 좀 있었을뿐이며 무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오빠를 제어하고자 경찰에 신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현장에서 녹화된 영상에서 여성은 "나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 당신들을 불렀으며, 오빠를 죽이라고 부른 것이 아니다"라며 절규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27일 오후 늦게 엘카혼 경찰서 주변에서 200명의 시위대가 경찰이 폭력을 멈출 것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였다. 28일 오후에서 100명의 인원이 경찰서 앞에 집결해 다시 "살인 경찰은 안 된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 등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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