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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지만 가장 보수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일본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이나 미국 국채와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는 수익을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BoA-ML에 따르면 주요 일본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해외 증권에 45조엔(4480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직전 동기간에 비해 73%나 대폭 증가한 것이다.
돈은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의 국채와 같은 자산으로 흘러들었다.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주로 자국내 투자에 집중했던 일본 기관으로선 큰 변화다. 일부는 덴마크의 부동산 시장 관련 채권과 같은 더 리스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도 했다.
생명보험사들과 같은 대형 투자자들이 기존 투자법으로는 수익을 올리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해 내내 거의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6%지만 환헤지 비용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수미토모 생명보험의 마츠모토 이와오 수석 투자자는 말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 대상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기관 투자자들은 자산 규모 350조엔 규모로 세계 최대 투자자에 속한다. 130조엔을 관리하는 일본 연기금 역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최근 수개월간 이들의 해외 투자 규모는 막대해서 글로벌 시장은 언제 이 같은 흐름이 바뀔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국내 환경이 개선되면 이들의 자금이 조만간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일본은행은 정례회의를 마친 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일본은행은 기관 투자자들이 선호하던 투자 상품인 장기 국채 금리가 제로까지 떨어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간 스탠리 MUFG 증권의 수기사키 고이치 전략가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국내 환경이 정상화되면 다시 자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들의 첫 번째 선택은 늘 일본 국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기관들은 여전히 국내 금융시장에서 거대 투자자로 일본 국채 중 92%를 이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의 입맛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메이비 야스다 생명보험의 투자자산 중 상당량은 여전히 일본 국채이지만 최근에는 해외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은행의 금리관리 중심으로의 정책변화는 아직까지 일본의 장기국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3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현재 0.5%로 7월 저점 대비 소폭 회복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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