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에 이어 코메르츠방크까지 독일 은행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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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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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 본사 모습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독일 은행들의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는 미국 법무부로부터 대규모 벌금을 얻어맞은 뒤 주가가 33년래 최저까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더해 2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직원 수천 명을 감원하고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들은 여러 대형 헤지펀드 등 도이체방크 고객들이 은행에 맡겼던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 캐퓰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시타델을 비롯해 약 10개 대규모 헤지펀드들이 도이체방크에 맡겼던 파생상품 자산을 다른 회사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즉시 “우리의 고객들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투자자”라며 “대부분은 우리의 안정적인 재정 상태와 거시 환경, 미국과의 소송 과정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배포해 수습에 나섰다.

헤지펀드들은 도이체방크와의 거래를 단절하지 않았지만 일부 자산을 다른 곳에 맡김으로써 도이체방크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론 속에서 유럽 당국과 정부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에서 유럽 당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한 싱크탱크인 DIW 베를린의 마르셀 프라처는 “도이체방크는 독일 유일의 글로벌 은행인 만큼 압박이 심해지면 독일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치명타는 미국 법무부의 대규모 벌금이었다. 법무부는 금융위기에 앞서 도이체방크가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을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는 혐의로 140억 달러(15조5000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계속 추락하면서 이번 주에는 33년래 최저치까지 내렸다. 도이체방크의 전체 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은 2.8%에서 3.1%까지 올랐다.

신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는 2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 도이체 주식을 당분간 피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시장은 지원 얘기가 나올 때까지 도이체방크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필요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2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직원 9,600명을 감원하고 구조조정을 위한 비용 조달을 위해 당분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독일 은행들은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예매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 둔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CNN머니는 특히 독일 은행들의 경우 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해운업은 수요 부진, 과잉설비, 교역량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29일 유럽 은행당국이 은행의 자본규제 조건을 강화하자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유럽은행들이 적정자본비율을 더 이상 높일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몰렸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스위스는 금융위기 예방을 위해 은행들의 자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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