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전인지(하이트진로)가 2일 일본 도치키현 가라스야마조CC(파71)에서 끝난 일본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메이저 챔피언다운 과감한 승부로 일본 골프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또한번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회 주최측인 일본골프협회(JGA)가 홈페이지에 전인지에 관한 기사를 따로 실을 정도다.
‘무빙 데이’인 3라운드에서 올해 대회 18홀 최소타인 5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공동 1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선두와는 5타차로 간격이 컸다. 일본골프 내셔널타이틀답게 주최측이 코스를 어렵게 셋업한 터라 최종일 역전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합계 이븐파로 4라운드에 들어선 전인지는 최종일 10번홀까지 중간합계 2언더파로 우승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같은 기대를 높였다. 선두권과는 2∼3타차였다. 그러나 퍼트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13번홀(파4)에서 이날 둘째 보기를 하며 다시 1언더파로 내려갔다. 전인지는 16번홀(파3)에서 이날 넷째 버디를 잡고 다시 2언더파를 만들었다. 선두권과 2타차였다.
기회는 있었다. 남은 두 홀에서 잘 하면 연장전이나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만, 두 홀이 난도(難度)가 높은 홀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홀인원 여세를 몰아 선두권을 달리던 이지희도 이 두 홀에서 ‘더블보기-보기’로 3타를 잃은 끝에 공동 2위에서 공동 6위(합계 이븐파 284타)로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17번홀은 길이 490야드의 파4다. 이 대회 역대 코스 가운데 파4홀로는 최장이다. 중간에 워터해저드도 있다.
전인지의 티샷이 러프에 멈췄다. 더욱 왼발끝 오르막 라이였다. 전인지는 레이업하지 않고 곧장 그린을 노렸다. 지난해 챔피언답게, 2주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메이저대회 최다언더파로 우승한 선수답게 승부를 건 것이다. 세컨드샷은 그린 오른편에 떨어졌고, 핀은 고약한 곳에 꽂혔다. 서드샷은 핀을 오버해 결국 보기로 홀아웃했다. 핸디캡 1의 승부처에서 첫날에 이어 또한번 보기를 기록했다.
18번홀(길이 363야드)도 만만치 않다. 그린은 2단이고 이날 홀은 하단에 뚫렸다. 그린 앞쪽은 연못이다. 전인지는 세컨드샷을 과감하게 핀을 향해 날렸다. 볼은 홀옆 3m 지점에 멈췄다. 마지막 버디 기회였다. 그러나 볼은 홀을 살짝 빗나갔다.
전인지는 4라운드합계 1언더파 283타(75·72·66·70)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대회 초반 부진을 딛고 5위안에 든 것, 단 다섯 명만 기록한 합계 언더파를 낼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첫날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팬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아쉽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안다. 3·4라운드에서 샷이 좋아진 것에 만족한다. 일본에도 골프를 잘 하는 선수가 많아졌고 일본도 골프 강국이라고 생각한다.”
JGA 홈페이지에 밝힌 전인지의 대회 후 소감이다. 홈페이지는 특히 “올해 대회에서 전인지는 갤러리들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다”고 적었다. 전인지는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했으나, 특유의 미소와 긍정적인 자세로 일본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한편 우승은 고교 3학년생인 하타오카 나사(17·일본)가 차지했다. 이 대회 49년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자 첫 아마추어 우승자다. 그는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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