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평화협정 국민투표 깜짝 부결..내전종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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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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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일 콜롬비아 평화협정 국민투표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찬성측 운동원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2일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승리하면서 부결됐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콜롬비아 국민들이 2일(이하 현지시간)  콜롬비아 평화협정의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에 표를 던졌다. 찬성측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던 예상을 깬 충격적인 결과로 내전 종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2일 치른 국민투표 개표 결과 반대가 50.2%로 과반을 넘으면서 49.8%의 찬성을 앞질렀다. 투표율은 40% 이하로 낮았다. 앞서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의 승리가 예상됐던 터라 충격은 컸다. 

이번 투표는 지역별로 결과가 엇갈렸다. 최악의 분쟁에서 대부분 떨어져있는 도시 지역에서는 평화협정을 반대했고 내전을 생생히 목격한 농촌 지역에서는 찬성표가 많았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보도했다.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이 부결되면서 콜롬비아 정부는 사실상 협정을 이행할 근거를 잃게 됐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2일 투표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평화 구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TV 연설을 통해 "국민 다수가 '반대'를 표명했다"며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임기 마지막 날까지 평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산토스 대통령 임기는 2년 남았다. 

산토스 대통령은 2일 개표에 앞서 찬성의 승리를 예상하며 “플랜B는 없다. 반대가 승리할 경우 콜롬비아는 전쟁 상태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FARC의 로드리고 론도노 사령관 역시 앞으로 평화 모색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아바나에서 연설을 통해 "FARC는 혐오를 조장하는 파괴적 세력이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개탄한다"며 "미래 건설을 위한 유일한 무기로 대화를 이용할 것이란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내전은 1962년 농민 반란으로 시작해 반세기 이상 이어지며 26만 명의 사망자와 800명 이상의 이재민을 낳았다. 

2010년 대선에서 내전 종식을 공약으로 내선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약 2012년부터 FARC 11월부터 평화협상을 시작해 지난주 서명식을 마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은 이번 평화협정에 지지를 표한 바 있다.

297페이지 평화협정에 따르면 반군은 6개월 안에 무장을 해제하고 2026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10개 의석을 확보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콜롬비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FARC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이번 평화협정이 사실상 반군의 민간인 살해, 납치, 약살 등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비판해왔다.

콜롬비아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 역시 콜롬비아 정부가 반군에 지나치게 관대한 조건을 제시했다며 협정 반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번 협정이 FARC와 같은 범죄집단을 인정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투표에서 반대가 승리할 경우 정부가 다른 조건을 걸어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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