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노벨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일본 열도가 들뜨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 모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은 올해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경우 3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에 대한 언론 보도 및 잇따른 관련 행사가 일본인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정보조사기관인 톰슨로이터가 올해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수상 후보로 일본인을 거론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생리·의학상 후보로는 암 면역 요법 연구와 관련해 교토대 객원 교수인 혼조 다스쿠 씨를, 화학상 후보는 역시 암 치료 분야에 있어 성과를 낸 소조대 특임 교수인 마에다 히로시(마에다 히로시) 씨, 국립 암 연구센터 분야장인 마쓰무라 야스히로 씨 등을 각각 유력한 후보로 점찍었다.
게다가 문학상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영국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서 후보를 상위에 올려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야후에 따르면, 지난해 '노벨상'이라는 키워드의 검색 건수가 생리·의학 상 발표일부터 급증하고 화학상의 발표일에 검색수가 절정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은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물리학상은 재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물리학상 11명과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3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으로 모두 24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마이니치 신문은 노벨상이 이처럼 일본 내에서 높은 관심을 끄는 이유로 여전한 서구중심주의와 권위있는 상에 대한 선호, 국민들의 자긍심 고양 등을 꼽았다.
과학사를 전공하는 오카모토 타쿠 도쿄대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중에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있으며, 권위가 있다"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서양의 문명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일본의 잠재적인 욕구가 높은 관심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일본 과학미래관의 타쿠마 마사코 주임은 전후 "전후와 경기침체 시대에 일본인들의 (노벨상) 수상은 국민들에게 다시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노벨상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국내의 여러 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과학발전이 더욱 촉진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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