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세금 회피 문제가 대선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시간 1일 트럼프가 약 20년에 걸쳐 소득세를 회피해왔음을 시사하는 문서가 공개된 것이다.
NYT는 1995년 1일 트럼프가 1995년 애틀란틱 시티 카지노 파산과 여타 사업 문제로 9억1600만 달러(약 1조111억 원)를 손실을 신고했다는 자료를 익명의 독자로부터 입수해 공개하며, 이후 트럼프는 이를 통해 세금공제를 받아 TV 출연, 호텔, 골프당 운영 등에서 높은 소득을 올리고도 18년간 연방 소득세 납부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NYT의 이 같은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NYT가 트럼프 타워의 내부 자료를 “불법 입수”했다고 주장하며 신문에 소송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트럼프는 여러차례 세법을 자산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그는 NYT의 보도가 나온 뒤 2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지금까지의 대선 후보 중 누구보다 복잡한 세법을 잘 알고 있으며 누구보다 잘 고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1차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의 연방 세금 회피 의혹을 거론했을 때 “내가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다.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가 합법적인 방식으로 세금을 피해간 것에 대해 “천재”같다고 추켜세웠다.
전 뉴욕 시장이나 트럼프 지지자인 루디 줄리아니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그가 얼마나 천재적이고 똑똑하고 지능적이고 전략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어떻게 합법적으로 세제를 이용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며 방법을 알고도 활용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그가 이 같은 능력을 우리 모두를 위해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역시 폭스뉴스에 “이번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지금까지도 납세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어온 만큼 성공적인 기업인지나 미국 중산층의 대변인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세금 회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가 대선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NYT의 보도가 트럼프 캠프에 폭탄을 던졌다고 표현했다.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연방 소득세를 회피한 것은 그가 실패한 기업인이며 자신의 몫을 다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공격했다.
클린턴의 강력한 지지자로 변신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2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 대부분은 점점 가난해지는데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들은 세제를 조작할 수 있어 연방소득세를 피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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