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發 도심 주차대란](중) 책임 떠넘기기만 수년째…면세점 주차대책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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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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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면세점에서 쫒겨나 남산에 주차중인 유커 탑승 관광버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면세점 인근의 반복된 교통난에 시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가로변의 불법주차는 오래된 지적사항이지만 관계당국과 면세점업체는 서로에 책임을 떠넘기기만 수년째다. 특히 각 면세점은 나름의 자구책을 운영 중이지만 교통난 개선에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불법주차가 최근 수면위로 떠올랐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국경절 시즌과 맞물려 민원이 더욱 빗발치고 있다. 명동과 동대문 장충동 등 중구 도심지역에 밀집된 면세점의 경우 버스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의 가중은 오래전부터 지적된 사안이다. 문제는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

일단 면세점들은 대부분 인근 공터에 대규모 주차장을 마련하고 기사들의 휴게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측에 따르면 회사 측에 마땅한 부지가 없어 인근 유료주차장 비용을 기사들에게 지불하고 주차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에서 밝힌 15면의 대형버스 주차장은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면세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막 시작된 지난 주말 명동 일대의 교통혼잡은 극에 달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운전 기사분들이 주차 비용만 받고 주차장에 가지 않은 채 가로변에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로서는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지만, 도로교통을 가중시키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문제점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역시 교통난 가중에 관한 민원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역 동부택배 부지(60대), 서대문 KT&G 부지(20대) 등 총 80여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면세점과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게 단점이다. 평일에는 한산한 편이지만 주말과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교통지옥이 되기 일쑤다.

신세계 측은 이같은 교통난에 대해 서울역 동부택배 부지에는 기사 휴게소를 마련하는 등 주차 유도를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주장했다.

장충동 신라면세점의 경우도 교통지옥으로 악명이 높은 코스다. 약수역과 동대입구역을 연결하는 동호로의 혼잡시간대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13㎞에 머무른다. 이는 같은시간대 서울시 평균 주행속도 23㎞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전용 주차장을 60면 가량 운영함으로써 교통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규면세점으로 영업을 시작한 동대문 두타면세점 역시 교통 체증 민원이 많은 지역이다. 본래 많은 교통량을 보인 지역이지만 면세점의 입점 이후 교통난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두타면세점은 인근 한국자유총연맹 주차장 약 70면을 비롯해 110면 정도의 주차장을 운영하며 단체관광객의 하차는 후문에서 진행, 교통체증 감소에 노력 중이라고 항변했다.

갤러리아와 SM면세점의 경우 과거 면세점 사업 승인 시점 약속한 관광버스 주차장을 마음대로 바꿔 운용해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관할 당국의 행정조치에 따라 현재는 초기 설계 도면대로 버스 주차장을 늘려놨다.

업체들의 이같은 문제는 버스 주차를 위한 확보 부지보다 많은 버스 유입이 공통적 원인이다.

SM면세점의 경우 면세점 공간 내 버스 주차장 부지는 8면에 불과하지만 하루 유입대수는 40대에 가깝다.

이같은 물리적 한계가 있더라도 교통난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데는 업체의 적극적인 개선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업체가 민원으로 인한 과태료 피해보다는 영업을 통해 버는 이익이 더 큰 탓에, 운전기사가 내야할 과태료를 대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결국 업체의 수수방관은 곧바로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구도가 반복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5만원에 불과한 과태료를 15만원까지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신규 면세점의 추가가 확실시되는 강남구 역시 불법 주·정차 단속 CCTV 차량을 상시 동원하고 일본 도쿄 도심 주오도리 면세점 거리를 참고해 관광버스를 타는데 평균 90초, 5분 이내 이동하는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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