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고추냉이 테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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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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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지난 주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추냉이 테러 주의보'가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일본 오사카에서 운영중인 초밥 체인점에서 필요 이상의 고추냉이를 초밥에 올려 고통을 주는, 외국인 대상의 테러가 횡행한다는 고발성 글이 시발점이었다. 

커뮤니티 내의 단순 생활 정보에 그칠 것 같던 이 소식은 급기야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이 취재에 나서자 해당 초밥 체인점 본사는 "외국인의 요구에 따라 1년 전부터 초밥에 고추냉이를 다량 사용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외국인을 괴롭히거나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어 구사자에게는 현장에서 즉각 사과하거나 한국인을 비하하는 은어를 썼다는 증언들이 추가로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개인의 경험담이라고 해도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국제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편사항 접수 건수는 연간 평균 1010.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내국인 불만 접수 건수는 평균 166.8건이었던 반면, 외국인 불만 접수는 평균 843.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적으로 따져도 외국인 불만 사례가 5배 넘는다는 걸 가늠할 수 있다.

유형별로는 쇼핑 264건(26.5%), 숙박 139건(14.0%), 택시 121건(12.2%) 등으로 나타나 여행과 직접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경험했던 택시 바가지 요금이나 불편 사례 등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이번 고추냉이 테러는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AFP통신 등 유럽 언론에도 실시간 보도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도 이런 상황이 부끄럽다,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해당 음식점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앞으로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년 빠짐없이 나오는 부끄러운 외국인 관광객 차별 행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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