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대원들이 알레포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를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책임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3주전 미국과 러시아가 내놓은 휴전 협정이 완전히 파기됐음이 최종 확인된 것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국부무 대변인은 현지시간 3일 성명에서 “미국은 적대행위 중단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러시아와의 협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타깝게도 러시아는 적대행위 중단이라는 약속을 준수하지 않았고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을 저지하지 않았으며 저지할 의지도 없었다”며 “러시아와 시리아의 바사르 알아사드 정부군이 병권과 같은 중요한 인프라 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도움이 절실한 민간인에게 향하던 인도주의적 지원 차량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협상 중단은 시리아 정부군이 휴전 종료를 선언한 뒤 2주에 걸쳐 알레포의 반군 근거지에 맹렬하게 폭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게다가 현지시간 3일 러시아는 미국과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 협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러시아와 서방간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미국 관리는 주말 내내 시리아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논의를 지속했으나 러시아는 공습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협상 중단이라는 미국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지난달 휴전협정을 깨뜨린 것은 도리어 미국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미군은 시리아 동부에서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근거지로 오인해 폭격을 가한 뒤 실수임을 인정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인 마리아 자카로바는 “미국은 알레포를 둘러싼 인도적 여건을 개선하자는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선 그 책임을 다른 나라에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는 시리아 반군 지원을 강화할 것인지를 두고 새로운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 백악관이 일관적으로 시리아 분쟁에서 미국의 개입 확대에 거부 의사를 보인 만큼 향후 어떤 대책이 마련될지는 불투명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