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키운다' vs 형지 '산다'... 극과 극 브랜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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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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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맞수로 꼽히는 세정그룹과 패션그룹형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패션업계 침체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박순호(70) 세정그룹 회장과 최병오(63)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같은 영남 출신의 자수성가 오너다. 두 기업 모두 누적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을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 각자 자신의 딸을 경영 전선에 투입하는 등 동반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세정과 형지가 패션업계 불황 극복 차원에서 내놓은 브랜드 전략에 있어서는 사뭇 대조적이다.  

우선 형지는 최근 해외 패션 브랜드 사업권 등을 획득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달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전세계 상표권을 가진 PMJC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형지는 까스텔바쟉 브랜드 이름을 활용해 가방과 의류뿐 아니라 리빙용품까지도 내놓을 계획이다.

가지고 있는 주요 브랜드에서도 해외 출신이 강세다. 일례로 형지 대표 여성복인 크로커다일레이디는 1947년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기업의 브랜드다. 

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를 20년 전 국내에 론칭했다. 이후 안정적인 경영으로 13년연속 여성캐주얼부문 올해의 브랜드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2800억원에 달했다.
 
형지가 해외브랜드에 집중하는 사이 세정은 자사 브랜드를 키워 다른 나라로 유통하는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감성을 강조해 제작한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 두보는 홍콩을 기점으로 시장을 늘리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도 매장을 열었다. 올 하반기까지 청두 IFS, 청두 래플스 시티, 상하이 IAPM 총 3개점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세정의 남성복 브랜드 크리스크리스티도 중국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현지에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10월에는 홍콩 파트너사 '엑스히히'를 통해 랭함플레이스 쇼핑몰에 추가로 입점한다. 11월에는 상하이 매장 개장을 준비 중이다.

세정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브랜드의 중장기적인 육성만이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방안이기 때문"이라며 "해외 브랜드와 맞서는 국내 패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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