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선택이 통했다. 그가 지난 2005년 1월 '브랜드 경영'을 대내외에 선포한지 11년 만에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35억 달러에서 125억 달러로 4배 가까이 껑충 뛰며 가치를 증명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 2012년 처음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이후 브랜드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액은 21조원까지 뛰어올랐다.
5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6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16)’에 따르면 현대차는 125억 달러(한화 약 13조9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 지난해보다 순위가 4계단 상승하며 35위에 올랐다. 기아차는 63억 달러(약 6조9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 지난해보다 순위가 5계단 상승한 69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2년 연속 30위권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며 전세계 주요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지난 2005년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이후 12년 연속 선정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기아차 역시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60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5년 연속 100대 브랜드 선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 125억 달러+63억 달러
현대차는 지난해 기록한 113억 달러보다 11.1% 증가한 125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지난 2005년의 35억 달러와 비교해 3.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순위 또한 84위에서 49계단이나 상승했다.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속도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현대차는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도 2012년부터 5년 연속 아우디를 제치며 지난해 보다 한 계단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5년 1월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대내외에 선포하며 브랜드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고, 그 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2011년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을 선포하고,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차별화된 감동과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브랜드 경영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을 선포한 2011년 이후 브랜드 가치가 매년 평균 약 17% 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글로벌 저성장 지속에 따른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임직원 모두가 브랜드 철학에 대해 깊이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제품 개발, 마케팅,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울러 현대차는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판매 증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뤄왔다.
기아차는 지난 2012년 처음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상승, 올해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63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달성했다. 이는 ‘디자인 경영’을 처음 선포한 2006년의 9억 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603%)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기아차의 빠른 성장세의 배경에는 뛰어난 상품 경쟁력과 앞서가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꾸준히 추진해온 브랜드 이미지 혁신의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지난 2005년부터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설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제품개발, 커뮤니케이션 및 영업∙서비스 등 대고객 활동 측면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이후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들을 속속 출시하며 △레드닷, IDEA, iF 디자인상 등 세계 메이저 디자인 상을 다수 수상했고, △제이디파워, 컨슈머리포트 등 주요 시장 조사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제이디파워(J.D. Power)의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전체 1위를 차지하며 기아차의 높은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일반 브랜드가 전체 1위를 기록한 것은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 30년 역사상 두 번째이자 27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내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성장은 뛰어난 상품성과 혁신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결과일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접점에서의 고객경험과 강력한 SUV라인업을 앞세운 유럽 시장에서의 브랜드 개선 결과가 놀랍다” 고 말했다.
◆ 고객에게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로 노력
현대차는 최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현대차가 개발 중인 고성능 엔진을 탑재한 경주차량이 완주를 성공하는 쾌거를 이룬 한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레이싱 축제 개최, 국산 최초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론칭 등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 부문에서도 △구매 후까지 보장 받는 ‘어드밴티지(Advantage)’ 프로그램 △국내 최초 ‘365일 정비 서비스’ 실시 △차량 정비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차량을 인도해주는 ‘홈투홈 서비스’ △과잉 정비에 대해 최대 300%를 보상해주는 ‘과잉 정비 예방 프로그램’ 등 기존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객 만족을 높이고 있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현대차는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라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기존 유럽 전략차종에 적용됐던 고성능 트림인 ‘GT’를 브랜드화했으며, FIFA(세계축구연맹), UEFA(유럽축구연맹),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NBA(미국프로농구),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후원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기아차는 2012년부터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Green Light Project)’를 운영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국가의 주민 개인성장과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기아자동차와 함께하는 행복한 초록여행’ 사업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자유로운 여행을 돕는 등 글로벌 전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60위권 진입은 글로벌 경제와 자동차 산업의 성장 둔화 속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온 결과다”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더 사랑 받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