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덤보’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참가해 국내 팬들 앞에서 ‘메이저 퀸’의 미소를 마음껏 선보였다.
전인지는 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680야드)에서 열린 제17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1개와 버디 4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전인지는 단독 선두 김지현(25·한화·4언더파 68타)을 1타 차로 추격한 공동 2위로 타이틀 방어를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샷 감각이 돌아오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12번홀부터 18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았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무리하게 투온을 시도하지 않고 레이업 해 버디를 성공해 깔끔하게 첫날을 마무리했다.
전인지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오랜만에 응원해주시는 팬들 앞에서 잘 되지 않아 답답했다. 후반 들어 ‘성적을 떠나 팬과 호흡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플레이 해보자’고 180도 마음을 바꾼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인지는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냈다. 오후에 경기를 펼치면서 그린 상태가 좋지 않아 퍼트로 고전했다. 하지만 전인지는 “거리감도 좋았고, 내가 본 대로 했기 때문에 퍼트는 괜찮았다. 골프를 하면서 모든 퍼트를 다 성공할 순 없다”며 “퍼트는 에비앙 이전부터 감이 괜찮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인지는 사실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확보했다. 루키 시즌을 통해 얻은 것은 풍부한 상상력이었다. 전인지는 “상상력이 좋아졌다. 한국에서는 한 가지 샷으로도 세이브가 가능했다고 생각했는데, LPGA에 진출하고 나서는 핀 위치나 라이에 따라 여러가지 샷을 시도해봤다. 그러다보니 샷에 대한 상상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블루헤런 골프클럽에는 평일 첫날 경기인데도 전인지를 직접 보기 위한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인지도 “사인해야 할 모자가 쌓여 있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사인을 받고 싶어 하신다. 선수로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경기 외적인 바쁜 스케줄로 쌓인 피로에 대해서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전인지는 “경기 이외의 바쁜 일정들이 경기에 영향이 없다고 자신은 못하겠다”면서도 “선수가 해야 될 일은 그런 것들을 털어내고 코스에서는 게임을 잘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온·오프 스위치를 잘 바꾸면서 해나가고 싶다.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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