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선이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양당 후보가 악재로 맞붙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음담패설 녹취록으로 인해 후보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CNN이 8일 트럼프가 장녀 이방카까지 성적 농담의 소재로 삼아 인터뷰하는 음성 파일을 공개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주말 폭로한 9년 전 녹음파일은 트럼프의 대선가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이 파일에서 트럼프는 저속한 용어로 유부녀 유혹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거나 여성신체 부위에 대한 상스러운 표현을 사용했다.
이 파일이 공개된 후 공화당 내에서는 지지철회와 후보 사퇴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8일 "조건부 지지조차 불가능하다"면서 지지를 거뒀다. 매케인뿐만 아니라 뉴햄프셔, 오하이오의 상원의원들을 비롯해 앨라배마, 유타 주지사 등의 지지철회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트럼프의 사퇴를 공식 촉구하는 인사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통령 후보인 펜스 역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의 위스콘신 합동 유세에 참석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여기에 CNN이 8일 큰 딸인 이방카까지 성적 대화의 소재로 삼는 녹음본을 공개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메일 내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킹을 통해 공개된 이메일에서 클린턴은 그동안 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들을 상대로 한 고액강연에서 발언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강연내용에는 금융업계에 친화적인 입장과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발언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 유세 내내 취했던 입장과는 상반된 것으로, 클린턴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언론들은 밝혔다.
클린턴은 버니 샌더스와의 겨룬 민주당 경선당시에도 월스트리트와의 긴밀한 관계 탓에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클린턴은 이를 강력하게 부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