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차 텔레비전 토론을 앞두고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빌 클린턴' 카드를 내밀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음담패설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는 참회하며 사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과거를 끌고 들어오는 것을 선택했다.
트럼프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빌 클린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후아니타 브로드릭, 캐슬린 윌리, 폴라 존스 등과 4명의 여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이 회견을 라이브로 방송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로드릭은 "빌 클린턴이 나를 강간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했다. 과거 이 사건에 대해 빌 클린턴은 브로드릭의 주장을 부정한 바 있으며, 유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행동은 말보다 강하다"면서 브로드릭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몇마디 나쁜 말을 했을 뿐이지만, 빌은 나는 강간했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은 나를 위협했다. 이 두가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준의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들도 차례로 자신이 빌 클린턴으로 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도발에 대해 클린턴 측은 "트럼프가 무엇을 던지든지 받아칠 준비가 됐다"면서 도전을 반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클린턴 캠프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젠 팔미에리는 “우리는 트럼프가 이같이 저급한 대선 행보를 이어간다는 것에 놀라지 않았다"면서 "힐러리 클린턴은 오늘 타운 홀 미팅이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청중들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 이것(트럼프의 기자회견) 때문에 그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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