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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14일째인 10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역에 화물열차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철도노조 파업이 3주차로 접어드는 가운데 화물연대까지 파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산업계의 물류수송 시스템에 비상이 걸렸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해상 수송도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최악의 물류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철도노조 파업 14일째인 이날 기준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85.8%로 집계됐다.
KTX와 수도권 전철의 경우, 평시 대비 운행률이 각각 100%, 90.5%에 달했지만, 화물열차 운행률은 56.7%에 그쳤다.
지난 27일 성과연봉제 반발에 따른 철도노조 파업 이후 화물열차 운행률은 파업 초반 2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파업참가자(7707명) 가운데 일부(4.1%, 317명)가 복귀하면서 운행률도 다소 올랐다.
여기에 화물연대도 지난 8월 말 정부가 1.5톤 미만 소형 화물차 중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경우, 수급조절을 폐지하고 증차를 허용해주는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반발로 이날 0시를 기준으로 파업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지난 6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를 통해 화물연대 파업을 ‘국가경제 위기를 외면하는 집단 이기주의 행동’으로 규정하고 파업 철회를 요구했으나 끝내 파업에 돌입했다.
기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해상 물류 시스템이 일부 마비된 상황에서 철도와 도로 등 육상 운송까지 파업으로 인해 차질을 빚자 건설과 해운 등 국내 산업계 전반이 울상이다.
당장 건설 현장에 쓰일 시멘트, 골재 등 건설자재를 확보해야 하는 건설사들은 노심초사다. 최근 주택경기 활성화로 착공에 들어간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이 많아 가뜩이나 건설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철도노조와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름이 더 깊어진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공사현장이 늘면서 건설자재 공급도 뛰어 다행히 가격 인상은 없었으나, 기본적으로 시멘트 등 수급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면서 “아직은 건설사들이 비축 자재를 활용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공기 연장과 가격 인상 등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충북과 강원 지역 시멘트 업계는 생산된 완성품을 건설현장으로 보내지 못해 재고가 공장에 차츰 쌓이고 있는 데다, 시멘트 원료인 슬래그 재고가 줄고 있어 당장 시멘트 생산조차 어려워질 상황에 처했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선박하역 작업이 더딘 상황에서 화물연대 컨테이너 수송차량의 운행 거부로 환적화물을 옮겨 싣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 북항 감만부두 등에는 벌써부터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레일러 차량 이동량이 눈에 띄게 줄은 상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상하역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철도와 도로 등 육상 운송길이 마비될 경우 더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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