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선의 한달여 앞둔 9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2차 후보 토론이 끝났다. 현지 언론들이 이번 토론에 대한 상세한 분석에 나선 가운데, 일부 매체는 토론의 의외의 승자로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꼽으면서 트럼프의 외교정책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는 살아있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살상을 저지른 인물 중 한 명이 미국의 대선 토론에서 의외의 지지자를 만났다고 9일 평가했다.
시리아의 독재자인 바샤르 알 아사드의 폭정은 2011년 아랍의 봄을 촉발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아사드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이후 5년간 내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43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죽었고, 500만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한 상황이다.
VOX는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면,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학살에 대한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전쟁범죄의 근본적인 책임은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나는 아사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사드는 IS를 죽이고 있으며, 러시아도 IS를 죽이고 있고, 이란도 IS를 죽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유약한 외교정책 탓에 이 세국가들이 전면에 나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의 입장과는 대치되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는 지난 토론회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와 함께 공습을 계속 한다면 미국은 아사드 정권을 타깃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와 이에 대해 펜스와 이야기를 나눈 바 없다고 말하며,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지금 현재 시리아는 IS와 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VOX는 "현재 알레포 지역에 있는 것은 IS가 아니라, 그에 맞서는 반군들이며 이들은 미국의 편이기도 하다"면서 "결국 러시아와 시리아의 알레포 공습은 IS의 세력 약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매체는 또 어찌됐건 간에 미국의 대선의 토론회에서 자신에게 긍적적인 후보를 만났다는 것은 알 아사드에게 있어서는 호재라면서, 미국 정부와 친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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