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3조원 규모의 대출 사기로 파문을 낳았던 '모뉴엘' 사태 이후, 은행권과 무역보험공사 간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중소기업 무역금융 대출을 옥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사태는 지난 2014년 가전업체 모뉴엘이 수출 실적을 부풀려 무보 보증을 받아 은행권으로부터 3조4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가,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면서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해 금융회사들이 손실을 입은 사건이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무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모뉴엘 사태 이전인 지난 2014년 9월말 6조2000억원대이던 무역금융대출이 올해 9월말 3조원대로 2년만에 51.6% 줄었다고 밝혔다.
보증서 발급 건수 역시 같은 기간 1447건에서 398건으로 72% 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 무보는 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은행권에서 특별출연금을 받고, 출연금의 최대 17배까지 보증하는 협약을 실시했다. 은행권은 모뉴엘 사태 발생 이전까지 1600억원을 출연했고, 중소기업 대출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모뉴엘 사태가 발생하면서 무보는 현재 은행권과 3615억원의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지급해 오던 무역금융 대출도 암암리에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올해 9월 사실상 은행출연금은 ‘0원’을 기록하면서 협약도 중단됐다.
정 의원은 "국제무역여건의 악화로 총 수출이 매년 7~8% 가량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보와 국내 은행권간의 자중지란까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의 운영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무역보험공사는 현 사태를 직시하고 은행권과 조속한 합의는 물론 공사의 보증서 신뢰도 회복을 위해 모뉴엘과 같은 명백한 사기사건에 대한 대응 메뉴얼 및 예방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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