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0일 대만 국경절 '쌍십절'을 맞아 "양안(兩岸) 평화를 위해 주제 상관없이 중국과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시큰둥한 표정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1일 '차이 총통이 중국 본토의 대립을 피할 기회를 잃었다'는 제목의 논평으로 "차이 총통은 기존의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대만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차이 총통이 '쌍십절' 연설에서 중국 본토에 대한 4가지 원칙이 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92공식(九二共識·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한다는 말은 없었다"며 "차이 총통이 점점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을 닮아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이 총통이 강조한 4가지 불변의 원칙은 △ 양안관계의 현 수준 지속 △중국 본토에 대한 선의(대화의지) 유지 △ 중국에 굴복하지 않고 △ 대립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과거 천 전 총통도 △ 독립을 선포하지 않고 △ 국호를 변경하지 않으며 △ '양안 양국론' 헌법화를 도모하지 않고 △ 현재를 바꾸기 위한 국민투표도 없다는 4가치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고 살라미 전략으로 '대만 독립'을 꾀했다"면서 "차이 총통의 화법이 부드럽고 표현이 다소 모호해졌을 뿐 이와 거의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이 천 전 총통의 실패를 잘 알고 있고 대만이 과거처럼 중국 본토에 맞설 자본력이 없다는 현실만 과거와 다르다고 덧붙였다.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이며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집권시기 양안관계가 급진전을 이뤘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로 대만이 어디로 향하고 전진하든 모든 것은 중국 인민의 민심을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대만의 민심이 차이 총통의 집권 여부는 결정할 수 있지만 대만이 중국의 영토인지 아닌지를 결정한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또, "마잉주 전 총통은 집권 직후 '92공식' 수용을 선언, 양안이 '하나의 중국'임을 인정했고 이에 따라 양안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문을 활짝 열었다"면서 "마 전 총통도 중국 당국의 귀에 거슬리는 발언을 수 차례 뱉었지만 이것이 양안관계를 흔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또 "대화를 원한다"며 차이 총통이 내민 손을 중국이 잡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현 상황을 종합해볼 때 차이 총통 집권 시기 양안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을 것임이 확실하다며 대화와 교류로 개선될 가능성이 없음을 인지하고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향후 양안간 경제협력 빈도와 성과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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