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13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대상 정무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저축은행 업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저축은행 관련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오너경영자를 비롯해 CEO들도 대거 불러들인 상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관련 이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은 벌써부터 문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이슈는 무이자 30일 대출이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이 30일 무이자 대출을 미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한 뒤, 신용등급을 큰 폭으로 하락시켜 결국에는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9700억원의 소멸시효 만료 개인채권을 주빌리은행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멸시효 만료채권은 채무자가 5년 넘게 돈을 갚지 않아 상환 의무가 사라진 채권이다. 박병석,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기관 시효 만료채권 매각을 금지하는 ‘죽은 채권 부활금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은 상황으로 법리 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법리 검토가 끝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이 자신 있게 내놓은 중금리 대출에 대해서도 고금리를 매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반 금리를 표방한 중금리 상품의 경우 저축은행은 1등급을 제외한 2~3등급 23.5%, 4등급 26.6%, 5등급 28.0% 등 최고 이자율이 2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27.9%를 초과한 대출도 상위 6개 저축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질타도 거세진 상황이다.
연간 광고비도 1000억원을 돌파하며 저축은행이 고금리 대출 상품을 광고하는 데 혈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저축은행 일각에서는 광고비나 고금리는 항상 문제가 됐던 이슈라며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PF연체율 역시 예전 저축은행 사태 당시의 문제로 최근 들어서는 연체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PF연체의 경우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의 문제인데 현재 끄집어 낸 이유를 모르겠다”며 “저축은행 사태 때 부실 PF가 회수되지 않아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서는 국감 이후 금융당국의 액션에 따라 관련 이슈들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관행을 고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저축은행들이 생존을 위해 고금리로 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고금리 구조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면서 “은행권 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1금융권 대출심사에서 떨어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저축은행의 고금리 영업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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