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최근 영화계와 미술계를 넘나들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임흥순 감독의 행보에 미술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 감독은 오는 15일 개막하는 5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에 참여, 신작 ‘려행’을 공개한다.
미술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임흥순은 지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영화 <위로공단>을 통해 한국 작가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임흥순 감독의 신작 ‘려행’은 새터민 여성의 삶과 이야기를 주제로 한 중편영화다. 이번 영화는 남과 북 두 체제를 모두 경험한 북한 여성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예술의 공적이고 사회적인 역할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제목인 ‘려행’은 냉전으로 대립하는 세계 정세와 이념 대립 간 갈등 속에 상처 받는 이들에 대한 애도와 기도,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북한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소재로 북한과 분단 이전 사람들의 모습을 재해석한다.
임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새터민 여성 10명을 섭외하고, 사전 인터뷰와 리서치를 통해 1대1 워크숍과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장소는 안양의 삼성산과 예술공원 일대다. 임흥순 감독은 “안양(安養)이라는 지명의 연원인 마음을 편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새터민의 삶에 대한 염원을 가장 잘 투영시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장소 선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임 감독은 “공공과 예술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담아내고자 이번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새터민 여성들을 통해 분단, 노동, 이념 등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공공과 예술의 관계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흥순 감독의 신작 ‘려행’은 인터뷰, 퍼포먼스, 픽션을 결합해 8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공개될 예정이다.
려행은 APAP 5 개막에 맞춰 오는 15일 공식 개봉하며, 10월 15일부터 12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롯데시네마 평촌점에서 상영된다.
임흥순 감독은 미술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 사라지고 왜곡된 개인, 여성, 노동, 이주, 공동체 문제를 사진, 비디오, 공공미술, 커뮤니티아트, 영화 등 다양한 시각매체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2014), 상하이국제영화제(2015), 몬트리올국제영화제(2015), 샤르자비엔날레(2015), MoMA PS1(2015), 도쿄 국립신미술관(2015), 테이트모던(2015), 뉴욕 링컨센터(2016), 퐁피두센터(2016) 등 국내외에서 작품이 소개되었다.
한편, APAP는 안양시가 3년마다 개최하는 국내 유일 공공예술트리엔날레로, 안양의 지형·문화·역사 등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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