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혼자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왕실 외교'를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들턴 왕세손비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회담을 가졌다. 미들턴 왕세손비가 윌리엄 왕세손 등 다른 가족을 두고 혼자 외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들턴 왕세손비가 이례적으로 단독 외국행에 나선 데 대해 일각에서는 '왕실 외교'를 통해 브렉시트 시대의 초석을 깔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방문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하는 일정을 마친 지 하루 뒤에 이뤄졌다.
지난 6월 찬반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확정한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방법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경제 분야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른바 '왕실 소통'을 통해 요트 사업 등 네덜란드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접근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 또 다른 현지 언론들은 "영국의 EU 탈퇴에 앞서 다른 회원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왕실 외교를 통해 공세를 건다면 미들턴 왕세손비가 가교 역할에 어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올리버 마일스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방식의 외교에서 미들턴 왕세손비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며 "영국과 네덜란드는 우호 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이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왕실에서는 미들턴 왕세손비가 이번 일정 중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를 거론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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