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내 유통업계가 유커(游客, 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하이타오족((海淘族)’ 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하이타오족은 ‘해외’를 지칭하는 ‘하이’(海)와 ‘(상품을) 고른다’는 뜻의 합성어 ‘타오’(淘)를 의미하는 말로, 해외 직접구매(역직구)를 즐기는 중국 소비자를 일컫는 신조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물건을 직접 사는 형태인 ‘직구’에 빗대, 해외 소비자들이 우리나라 물건을 현지에서 사들이는 것을 ‘역직구’를 칭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적응력이 빠른 중국의 20~30대 일정한 경제력을 보유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국 역직구족인 하이타오족이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역직구 거래 금액은 1조1933억으로 전년대비 82.4% 성장했다. 특히 중국의 역직구 금액은 같은 기간 173.1%가 급증한 8106억원으로 전체 역직구 시장에서 67.9%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역직구 시장은 2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절반이상인 중국 역직구 시장은 1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하이타오족 잡기에 혈안이다.
특히 국내 오픈마켓의 진출이 눈에 띈다. 가장 먼저 역직구에 나선 곳은 G마켓이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은 2006년 10월 국내 오픈마켓 최초로 영문샵을 열고 영문서비스와 해외배송을 실시, 역직구의 포문을 열었다. 2013년 한류 열풍이 고조되자, 아예 중국인 대상 ‘중문샵’을 별도로 열었다. G마켓 중문샵은 구매, 결제, 배송, 고객 서비스 등을 모두 중국어로 안내하고 간편 결제수단을 적용하는 편의성을 더했다.
SK플래닛의 11번가도 작년 12월 말 중국인 역직구족을 위한 ‘중문 11번가’ 사이트를 오픈한 이후, 월 평균 150% 이상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QQ메신저’로 빠른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은련카드, 알리페이 등 중국 고객을 위한 결제 서비스도 갖춰 선호도가 높다.
인터파크도 2014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 '티몰'에 입점한 이후 2년간 거래실적이 매년 300% 이상 대폭 늘었다. 2015년에는 중국 최대 해외직구쇼핑몰 ‘VIP’, 뷰티 전문 온라인 쇼핑몰 'JUMEI'에도 입점했다. 올해는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궈메이(GOME)'와 한국관 독점 운영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달에는 중국 2대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과 입점 계약을 체결, 역직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강화와 더불어 정품여부와 상품의 질이 향후 중국 역직구 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상우 중문11번가 팀장은 “역직구를 선호하는 중국 고객의 특성은 정품 및 제조국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온라인 중국 역직구 시장에서 ‘정품에 대한 신뢰도’ 및 ‘이용 편의성’ 측면의 경쟁력이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