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소액주주 모임은 현재 자신들이 이용하는 증권사에 대차거래 해지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금융사가 단기적으로 이를 필요로 하는 투자자에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주식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장기 보유기관에서 해당 주식을 빌려 미리 팔아놓고, 나중에 가격이 하락할 경우 낮은 가격에 이를 다시 사서 차익을 챙기려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소액주주 모임의 대표는 "현재 이용 중인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대차거래를 해지하라"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대차거래 해지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의 집단 대응은 대차거래 해지에서 주식 이관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 자신이 이용하는 증권사가 대차거래를 하는 곳이라면, 그렇지 않은 증권사로 주식을 모두 옮기는 것이다.
단체 주식 이관은 올해 초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먼저 시작해 크게 화제가 됐었다.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주식대여를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대여가 된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차거래 서비스를 하는 증권사에 모두 등을 돌린 것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세력을 척결하려면 대차거래 해지가 아닌 주식 이관이 해답이다"며 "분명 해지를 신청해도 고객 동의 없이 증권사 마음대로 주식을 빌려준다는 의혹도 여기 저기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새로운 증권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거래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 공매도 세력에 협조하는 것을 빤히 보면서 주식 이관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록 기관투자자가 아닌 소액주주라 해도, 이들이 수백 수천 명 모여 주식을 빼낸다면 해당 증권사 입장에선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대차거래 서비스를 하지 않는 증권사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현재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증권사는 동부증권, 유진증권, LIG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으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주식 이관을 진행했을 때 이들 증권사로 상당한 주식이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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