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합참에 따르면 방미 중인 이순진 합참의장은 12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주(州)에 있는 전략사령부를 방문하고 전략폭격기 등 유사시 한반도에 제공될 확장억제 전력을 상세히 검토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전략핵기구를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핵공격을 수행하며 핵 관련 비확산 계획, 정보 수집 등 전반적인 핵무기 운용에 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또 미사일 방어와 지휘통제, 우주공간 작전, 정보작전, 정보·감시·정찰(C4ISR) 등의 전 세계적 타격 및 전략적 억제, 대량살상무기 운용 등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을 핵공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사시 북한이나 이란 등 비공식 핵보유국에 대한 핵전쟁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등 미국의 3대 전략핵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어 세부적인 핵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략폭격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자산을 전반적으로 둘러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 전략사령부는 전략자산을 모두 총괄하는 곳이라 이번 합참의장의 방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세실 헤이니 전략사령관(해군 대장)을 만나 유사시 한반도에 제공될 확장억제 전력의 공세적, 적시적 전개 의지와 능력을 확인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과 의지가 확고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미동맹은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이니 사령관은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공약은 확고하며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헌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핵무기는 광범위하고 강력한 파괴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이 두려워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략자산이다. 내달 초 미국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양국이 확장억제 전력 전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 의장의 미 전략사령부 방문을 계기로 조만간 B-2나 B-52의 한반도 전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B-2나 B-52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이 한반도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성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과 공동으로 제41차 한미군사위원회(MCM)를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군사대비태세 강화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14일에는 던포드 의장, 가와노 가쓰도시(河野克俊) 일본 통합막료장과 함께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를 열고 북한 도발에 대응한 3국의 군사적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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