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대기업, 추락하는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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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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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 파업·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로 경제지표 붕괴

  • 이달 들어 1~10일 수출액 -18.2%…승용차(-51.9%)·무선통신기기(-31.2%)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 이들 기업이 흔들릴 경우 한국경제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파업사태에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까지 우리나라의 '투톱' 기업이 잇따른 악재에 휘말리자 경제지표가 고꾸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전체 기업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밑을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현재의 역삼각형 구조를, 중간 허리 층이 두터운 마름모꼴로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중 20여개 주요 업종과 12월 결산법인 위주로 매출 상위 1만개 기업의 2015년 매출액을 파악한 결과 가장 많이 몰린 매출 범위는 1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으로 4802개사에 달했다.

이어 매출 100억원 미만 기업이 1969곳이었고, 매출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은 1467곳,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은 1345곳이었다.

매출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기업군은 198곳,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은 219곳에 불과했다.

상위 4.2%에 속하는 417개사가 1만개사 전체 매출의 73.4%를 점하는 구조였다.

특히 매출이 가장 많은 기업인 삼성전자(135조원)는 1만개사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하위권부터 따지면 6830개사의 매출 합계가 매출 1위인 삼성전자 한 곳과 맞먹었다. 삼성전자를 빼면 거의 7000개사가 증발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현대자동차의 매출 비중 역시 2.33%에 달했다.

문제는 한국경제의 이같은 구조로 인해 특정 대기업의 악재가 한국경제를 흔드는 암초로 불거진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은 이미 산업생산과 수출 등의 경제지표를 붕괴시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6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나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를 이어오다가 8월 들어 2.6% 증가로 반전했지만, 한달 만인 지난 9월 다시 5.9%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현대자동차 파업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1∼10일 품목별 수출액 증감률을 보면 승용차(-51.9%)와 무선통신기기(-31.2%) 등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전체 산업생산 지표 역시 우려스럽다.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 4월 0.7% 감소 이후 5월 2.0% 증가하며 반등했으나, 넉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자동차(-17.7%), 반도체(-5.2%) 생산이 크게 줄며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2.4% 줄었다. 이는 2015년 1월 감소 폭 3.5% 이후 최대치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경제의 투톱 역할을 하던 삼성과 현대가 어려움에 빠지자 한국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사태의 경우 내년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중소·중견을 키워 업종 다변화, 기업 다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은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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