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은퇴식- 박찬호 “만사 제치고 왔다” 선동열 “옛날 생각나더라”(아주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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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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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가 13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선동렬 전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부터 격려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이렇게 축복을 받으면서 은퇴해 행복합니다.”

13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8번홀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서 현역으로서 마지막 라운드를 마쳤다. 27년간 정든 골프채를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한국 골프의 선구자였던 박세리의 마지막 길은 감동의 굿바이 무대가 펼쳐졌다. 평일인데도 공식 집계만 5588명에 달하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열린 은퇴식’을 찾았고, 동시대를 풍미했던 김미현, 박지은을 비롯해 박세리를 꿈꾸며 세계 정상에 오른 ‘세리 키즈’들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전인지, 박성현, 유소연, 김효주, 김세영 등 동료 선·후배 선수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을 기록했고, 한국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국민적 영웅. 박세리의 은퇴식을 빛내기 위해 또 다른 전설들도 함께 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 위기 속 희망을 던진 ‘메이저리그 특급’ 박찬호와 ‘국보급 투수’ 선동열 등도 박세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날 은퇴식 참여를 위해 만사를 제치고 왔다는 박찬호는 “어떠한 일에 의미가 있는지, 그 선수가 나라에 얼마나 필요한 사람이었나는 은퇴식에서 느낄 수 있다. 박세리의 가치와 업적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렇게 축하해주는 이벤트가 열리는 것은 그 동안 박세리가 그 자리에 있었고, 후배들에게 길을 내준 것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자신의 일처럼 감격했다.

박찬호는 이날 박세리를 끌어안고 “너와 난 나무다. 열매였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젠 그 나무가 자라서 열매가 됐다. 그 열매를 따먹은 사람들이 또 다른 씨앗을 뿌리는 일을 해야 될 것 같다”며 “은퇴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젠 다른 역할을 맡으며 즐겼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세리도 박찬호의 축하 인사에 “난 진정 나와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웃은 뒤 “1998년에는 한국 스포츠 선수들이 외국에 나가서 인정을 받기 힘든 시절이었는데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도전을 했고, 자리를 잡았다. 많은 후배들에게 꿈을 키워준 것 같다. (박찬호도)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선구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잠시 향수에 젖기도 했다.

선동열 전 KIA 감독도 박세리 은퇴식을 찾아 “옛날에 내가 은퇴할 때도 생각나네”라고 껄껄 웃으며 한껏 뭉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은퇴를 하는 것은 꼭 행복한 일만은 아니다. 여러 감정이 교차되는 순간일 것”이라며 “박세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은퇴 후에도 그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끼는 후배를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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