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잇따른 성추문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은 기득권층이 만든 음모론의 희생자라며 격분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언론들이 힐러리 클린턴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13일 플로리다주 유세장에서 “나는 이 모든 터무니없는 공격을 여러분을 위해 맞고 있다”며 “이런 몹쓸 짓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여러분이다. 미국을 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은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뉴욕타임즈, 피플매너긴, 팜비치포스트 등 미국 언론을 통해 4명이나 나왔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트럼프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신체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런 일은 절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모든 주장이 말도 안 되고 터무니없으며 진실과 상식과 논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그는 “우리에겐 이런 거짓말을 반박할 충분한 근거가 있으며 때가 되면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로부터 억지로 키스를 당했다고 쓴 피플매거진 기자에 대해서는 “그 여자를 한번 보고 그 여자가 쓴 글을 보세요. 그 다음에 판단하세요. 그럴 리 없잖아요”라며 그녀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미셸 오바마는 13일 클린턴 지지 유세를 통해 트럼프가 여성들을 대하는 행동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마약 우리가 일상적으로 여성을 폄하하고 여성을 성적으로 농락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면 이 세상에서 도덕의 권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음담패설 영상 공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트럼프의 지지율 추락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클린턴의 굳히기가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조사에서 펜실베니아의 경우 클린턴에 9%포인트나 뒤졌고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던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클린턴에 2%포인트 밀리면서 역전 당했다.
또한 월스트리트/NBC 조사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클린턴에 4% 포인트 뒤졌고, 플로리다에서는 2% 포인트 뒤처졌다. 오하이오에서만 1% 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를 진행한 서포크대학교의 데이비드 파렐로고스는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밀려나는 것은 무당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근거”라고 풀이했다.
9월 중순만 해도 트럼프와 클린턴은 지지율 박빙으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9월말 1차 TV토론에서 클린턴의 판정승이 선언된 이후 클린턴으로 기울어진 판세는 트럼프가 ‘라커룸 대화’로 일축한 음담패설 영상 공개과 잇따른 성추문으로 이제 만회하기 힘든 수준에 왔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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