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세계적인 공공예술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 최대 규모의 공공예술축제가 경기 안양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예술 작가 대신 안양 시민이 중심이 돼 어렵고 난해한 주제가 아닌, 쉽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의 장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이사장 이필운 안양시장)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12월15일까지 안양예술공원과 안양 시내 일대에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5th Anyang Public Art Project, 이하 APAP5)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APAP5’ 자체가 주제다. 시민이 즐겁게 참여해 공공예술을 경험하고 학습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회화와 조각 작품 외에 영화, 패션, 사운드, 퍼포먼스 등 새로운 분야와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풍성한 볼 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인다.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 작가는 진흙으로 디자인한 돔 형태의 새 둥지 80~100개를 시민과 함께 안양 시내 곳곳에 설치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박보나 작가는 안양 학생들과 함께 기타, 드럼, 건반, 베이스 등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이를 촬영해 완성한 영상 작품을 APAP5 기간 안양 시내 곳곳에서 상영한다.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는 안양 시민의 한 축인 노동자들을 위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안양예술공원 내 시민이 운영하는 상점과 협력하는 전시도 열린다. 시민이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하는 과정을 통해 카페, 음식점, 등산용품과 같은 상점이 갤러리로 운영될 예정이다.
안양문화예술재단 정재왈 대표는 “APAP5는 다양한 장르로 진화된 공공예술 트렌드를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며 “예술인 뿐만 아니라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 예술가들과 함께 재미 큐레이터 주은지 예술감독 등 20여 팀의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프로젝트도 공개될 예정이다.
설치 작업에는 마이클 주(미국)를 비롯해 가브리엘 시에라(콜롬비아), 다미안 오르테가(멕시코), 얀 보(덴마크) 등이 참여한다.
안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영상도 선보인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이 참여해 신작을 공개하는 한편, 박찬경 감독은 지난 11년간 APAP를 통해서 설치된 공공예술작품과 시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영상을 APAP5 공식 트레일러로 공개한다.
APAP에서 처음 시도되는 패션 분야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패션브랜드 도사(dosa)를 창립한 패션디자이너 크리스티나 김은 이번 축제를 통해 국내 첫 전시를 연다. 안양천 일대의 바위 무늬에서 모티브를 얻은 쿠션을 안양파빌리온에 전시하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APAP5 가방을 시민에게 배포한다.
주은지 감독은 “APAP5를 통해 시민에게 안양에 대한 지역 정체성을 분명히 인식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내 공공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예술과 대중이 활발히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공공예술을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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